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방송계 요직들이 줄줄이 임기 만료돼 방송계가 술렁이고 있다. 2000년 새로 출범한 방송위원회 1기 위원 9명이 모두 2월11일로 임기가 끝나고 5월에는 KBS 사장과 이사회 이사,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EBS 사장과 이사 등이 무더기로 바뀐다.최대 관심사는 방송위원회 2기 위원 인선이다. 방송정책 결정과 규제를 아우르는 방송위가 어떻게 짜여지느냐가 KBS 사장 등 후속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노무현 새 정부의 방송 정책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방송과 통신을 융합한 '방송통신위원회' 구성이 논의되고 있어 방송위 역할을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위원 9명 중 6명의 추천권을 가진 국회(의장 3명, 문화관광위원회 3명)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아 새 정부 출범 이후로 인선이 늦춰질 것이란 관측이 높다. 그러나 형식상 위원간 호선하는 방송위원장에 김한길 전 문화관광부 장관, 박권상 KBS 사장, 한승헌 전 감사원장이 거론되는 등 하마평이 무성하다.
인선을 앞두고 방송위 개혁을 주장하는 관련 단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방송위 노조는 16일 성명서를 내고 ▲인선과정 공론화 ▲1기 위원 전원 교체 ▲정치인, 추진력 없는 교수, 사이비 운동가 배제 등을 주장한데 이어 23일에는 토론회를 개최, 위원 인선 원칙을 제시할 예정이다. 노조는 또 조합원 학자 언론인 등 14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기 방송위 평가 결과도 공개할 예정인데, 독립성 전문성 업무추진력 등 전 분야에서 위원 개인은 물론 위원회 전체가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환 방송위 노조위원장은 "방송위가 정책 결정과 심의, 공영방송사 인사 등 막강한 권한을 갖고도 제자리를 잡지 못한 것은 여야간 나눠먹기식 구성에 원인이 있다" 고 지적했다.
한편 KBS 노조도 20일 여론조사기관에 의뢰, 직원 5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박권상 사장에 대한 평가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최종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박 사장이 정실 인사 등으로 줄곧 물의를 빚어와 응답자의 70% 이상이 부정적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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