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상사 연구의 세계적 석학이었던 일본인 학자의 장서 3만여권이 유가족들에 의해 국내 대학에 기증됐다.동국대는 16일 일본 교토(京都)대학 문학부 교수를 지낸 고(故) 시마다 겐지(島田虔次·사진)씨의 유족들이 고서와 동·서양서, 정기 간행물 등 총 3만여권의 장서 전부를 이 학교 도서관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기증된 도서들은 4,000여권의 고서와 2만여권의 동양서, 500여권의 서양서, 650여종 6,000여권의 정기간행물 등이며 완성도와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마다 교수는 '중국에 있어서 근대사유의 좌절'이라는 유명한 저서를 남겼으며 교토대학파를 이끌면서 1981년까지 교토대에서 봉직한 후 2000년 3월 81세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들은 고인이 세상을 떠난 후 장서가 흩어지지 않고 원형을 유지하면서 학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증처를 찾던 중 2000년 3월 교토대에 초빙교수로 가 있던 동국대 정태섭(鄭台燮·53·역사교육과) 교수에게 책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인의 제자인 정 교수는 "일본학자에 의해 집성된 중국사상사 관련도서가 한국으로 건너왔다는 사실은 동아시아 삼국간의 긴 문화교류의 역사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선생의 학문을 계승할 학자들이 많이 배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기증 받은 책으로 지난 13일 신축한 중앙도서관 내에 '시마다 겐지 문고'를 열었으며 27일 한국을 방문하는 고인의 부인 시마다 모토코(島田元子)씨와 두 딸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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