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최근 대통령직인수위 보고에서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을 통합하는 안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교대와 사대의 통합안은 교사의 수급문제를 일차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즉 초등교사 자격자는 부족하고, 중등교사 자격자는 남아도는 현실을 조정해보고자 하는 것이다.그러나 이는 초 ·중등 교사의 통합교육을 염두에 둔 것이어서 각각의 전문성을 해칠 것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보다는 교육전문대학원의 신설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광복 이후 초등학교 교사 양성체제는 고등학교 수준의 3년제 사범학교, 2년제 교육대학, 그리고 4년제 교육대학 순으로 변해왔다. 반면 중등학교 교사는 4년제 사범대학 또는 일반대학에서 양성하는 체제가 50년 이상 거의 변함없이 유지되어 왔다.
이같이 고착되어온 중등교사 양성체제가 결과적으로 교사의 자질과 전문성을 약화시키고, 교사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공교육의 위기를 가져왔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전문직'이라 하면 대체로 대학원 석사과정 이상을 마친 사람을 지칭한다. 그런데 중등교사는 4년제 학부과정만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교사들 스스로 '전문직'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사회적으로는 인정받기 어렵게 되어 있다. 교사의 전문성 부족이 사회적 지위의 약화를 가져온 것이다.
요사이 많은 교사들이 교육대학원과 일반대학원에 진학하여 전문성을 높이려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현직 교사들은 과중한 수업과 잡무로 인해 대학원 수업에 충실하기 어렵다. 다시말해 일단 현직에 나가게 되면 전문성을 배양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현직에 나가기 전에 대학원에서 전문 교육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21세기 학교교육은 교사들에게 전문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시작된 제7차 교육과정은 동일과목을 세분화한 '심화 선택과목'이 많고, 또 토론과 실험을 많이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교사들의 전문성 제고는 이제 한국 교육의 성패를 좌우하는 일이 되었다.
얼마 전부터 전문가들은 교육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해 중등교사 양성체제를 4+2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즉 일반대학 학부 4년 과정을 마친 학생 가운데 자질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여, 2년 과정의 교육전문대학원에서 보다 전문적이고 훈련된 교사로 양성하자는 주장이다.
매년 사범대학과 일반대학 교직과정 개설학과에서 배출되는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가 실수요의 5배나 된다고 한다. 따라서 사범대학과 일반대학 교직과정 이수자에게 자격증을 주는 현행 제도를 폐지하고, 교육전문대학원(또는 사범대학원) 졸업자에게만 교사자격증을 준다면, 교사의 수요와 공급도 어느 정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반대학 졸업생들이 교사자격증을 얻기 위해 진학하는 기존의 교육대학원은 특수대학원으로 전환, 기존 교사들의 재교육기관으로 활용하면 될 것이다.
교육전문대학원 체제를 도입하면 교사 양성기간이 6년이 되어, 지나치게 긴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초등교사 양성과정이 4년이고, 대학 교원 양성은 보통 10년 이상이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교사 양성에 있어 6년은 결코 긴 것이 아니다.
다른 나라의 예를 보아도, 프랑스의 경우 이미 교사 양성과정을 6년으로 하고 있고, 최근 미국과 일본도 5년 내지 6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실험하고 있다고 한다.
교대와 사대를 통합하는 안보다는 교육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하여 교사의 수급 조절과 전문성 제고를 함께 이루는 방안을 제안한다.
박 찬 승 충남대 국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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