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컨디션이었다면 얼마든지 꺾을 수 있었는데…."조윤정(24·삼성증권)이 갑작스런 부상에 울었다. 그러나 그의 아름다운 투혼에 찬사가 이어졌다.
세계 64위 조윤정은 16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 오픈 2회전에서 막달레나 말리바(불가리아·세계 14위)에게 1―2(6―2 4―6 1―6)로 역전패했다.
이날 경기는 정말 아쉬웠다. 경기 초반부터 스트로크 파워에서 우위를 점하며 의표를 찌르는 패싱샷과 적절한 크로스 스트로크를 배합, 상대를 압도해 나갔다. 하지만 2세트 중반 이후 체력이 떨어지면서 다리 경련이 일어나 다잡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조윤정은 1세트에서 상대의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 4―2로 앞서 나간 뒤 구석구석을 찌르는 각도깊은 스트로크와 상대의 잇단 미스 샷을 엮어 6―2로 첫 세트를 가볍게 따냈다.
조윤정은 2세트 들어 다소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일주일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ABS뱅크 클래식 결승까지 진출, 피로가 덜 풀린 탓도 있었다. 첫 게임을 듀스끝에 가져왔지만 이어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키지 못했고, 상대의 포핸드 리턴 샷을 제대로 받아내지 못하면서 4―5의 상황까지 밀렸다. 이어 10번째 게임인 자신의 서비스게임에서 말리바와 스트로크 랠리를 주고받다 왼쪽 다리 근육 경련으로 움찔했다. 이후 라켓으로 다리를 두드리면서 경기를 이어갔지만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졌고, 4번의 듀스 접전을 펼쳤으나 게임을 지키지 못했다
3세트 상황은 안타까울 정도였다. 조윤정은 몇 차례 상대의 샷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첫 게임을 무력하게 내준 뒤 경기를 중단, 잠시 치료를 받았다. 이때 부상 악화를 염려한 주원홍 삼성증권 감독이 "그만하라"고 두차례나 권했지만 조윤정은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놀라운 투혼을 발휘, 자신이 서브를 넣은 두번째 게임을 악착같이 따냈다. 그러나 조윤정의 약점을 간파한 말리바는 드롭샷을 구사하며 괴롭혔다. 이후 조윤정은 5게임을 내리 내주며 무너졌다.
한편 그랜드슬램 4연속 제패를 노리는 세계랭킹 1위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는 엘스 칼렌스(벨기에·세계 66위)를 2―0(6―4 6―0), 킴 클리스터스(벨기에·세계4위)는 페트라 만둘라(헝가리·세계 98위)를 2―0(6―0 6―0)으로 각각 제치고 3회전에 합류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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