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4,000억원 지원 의혹의 '현정부 청산론'을 계기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 진영내부에서 불협화음이 나고 있다. 노 당선자측의 한 핵심관계자는 16일 문희상(文喜相)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의 발언에 대해 못마땅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사전 협의나 교감 여부에 대한 억측을 불러 일으켜 노 당선자까지 정치권 공방에 휩쓸리는 모양새가 됐다는 불만이다.이 관계자는 "노 당선자의 뜻과는 전혀 무관하며, 오히려 당선자나 국민의 뜻과는 정반대 방향일 수도 있다"면서 "문 내정자 본인에게까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인수위의 다른 관계자는 "4,000억원 지원 의혹에 대한 당선자 측의 입장을 아직 정리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답답해 했다.
문 내정자는 15일 저녁 발언이 보도되자 참모들과 회의를 갖고 대책을 숙의하는 등 한때 당혹해 했지만 "할 말을 한 것이 아니냐"는 당 일각의 기류를 전해 들은 후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후문이다. 그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이제 봉숭아 학당(아침마다 기자들과 정국을 이야기하던 관행)은 끝났고 여러분 기수는 모두 낙제"라고 농담으로 응수하기도 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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