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내부에서 촛불 시위와 반미 감정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보수적 개신교 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11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반미 자제' 촉구 기도회를 연 데 대해 개혁 세력인 교회개혁실천 시민연대는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숭미(崇美)주의'라고 비판했다.시민연대는 성명에서 "촛불시위를 반미 집회로 규정하는 데 반대한다"며 한기총에 대해 "냉전적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라"고 촉구했다. 시민연대는 "촛불 시위는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 자존을 지키자는 것"이라며 "한기총은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요구에 동참하라"고 덧붙였다.
수만 명의 교인들이 참석, 주한 미군 철수 반대 등을 촉구한 한기총의 시청 앞 기도회에 대해 교계 일각에서는 국민의 반미 감정을 자극한 촛불 시위에 대한 맞불 성격을 띠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같은 시민연대의 비판에 대해 한기총 관계자는 "기도회 당시 호소문에서 촛불 시위에 대해 전혀 언급한 바 없고 우리 역시 SOFA 개정 등 한미 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바란다"며 일방적 비난 시각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한기총은 또 시민연대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즉각적 핵개발 중단과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철회, 미군 철수 반대 등의 요구를 확산, 공론화하기 위해 19일 2차 시청 앞, 25일 부산역 광장에서 열 예정인 기도회를 강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시민연대도 19일 덕수궁 앞에서 시위를 열어 한기총의 움직임에 맞불을 놓을 태세여서 충돌 우려까지 낳고 있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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