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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부시 vs 민주 여섯난장이" 美 대선전 본격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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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부시 vs 민주 여섯난장이" 美 대선전 본격점화

입력
2003.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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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민주당 경선을 시작으로 점화됐다.앨 고어 전 부통령이 출마를 포기한 뒤 민주당 주자 6명이 당내 경선 출마를 잇따라 선언하면서 대선 국면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14일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보여준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업무 수행 지지도가 취임 후 처음으로 60% 이하(58%)로 떨어졌고 응답자의 55%는 부시가 아닌 후보에게 표를 던질 수 있다고 답했다. 55%는 부시가 경제를 등한히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정치평론가 존 쿡은 "앞으로 누구도 부시의 재선가도를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5일 중간선거 직후 누가 나와도 부시와는 상대가 안 된다는 여론이 두 달 만에 급변한 것이다.

현재 민주당 경선에 나선 후보들은 조지프 리버맨, 존 에드워즈, 존 케리 상원의원, 리처드 게파트 하원의원, 하워드 딘 전 버몬트주 주지사, 흑인 시민운동가 앨 샵턴 등 6명이다. 밥 그레엄, 크리스토퍼 토드,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도 조만간 출마 여부를 결정한다.

누가 뛰나

경선 주자 6명의 우열을 굳이 가리자면 '3강 3약' 구도다.

지난달 CNN 여론조사에서는 리버맨과 케리가 13%를 얻어 선두였다. 지명도가 높은 게파트도 3강에 포함된다.

2000년 대선에서 고어 후보의 러닝메이트였던 리버맨은 당내 중도 보수 진영의 대표주자다. 유대인인 그는 안식일에는 선거운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관심을 끌었다. 부시의 대 이라크 정책을 지지하는 그의 외교안보정책은 공화당과 흡사하다. 하지만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는 이유만으로 거물로 큰 그에 대한 문제 제기도 많다. 몰리 말콤 텍사스주 민주당 의장은 "민주당이 원하는 것은 공화당과 다른 언어로 민주당의 원칙을 강력히 밝히는 것"이라며 "리버맨은 부시와 거친 싸움을 벌일 적격자가 아니다"라고 평했다.

가수 존 레논과 함께 반전 운동을 했던 존 케리는 진보 색채가 강한 후보다. 케슬린 설리번 뉴햄프셔주 민주당 의장은 "케리는 부시의 최대 호적수"라고 말했다. 베트남전 참전 용사로 은성무공훈장을 받은 경력과 독불장군식 스타일 때문이다.

케리는 갑부의 미망인과 결혼해 정치자금 모금 면에서도 앞서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은 매사추세츠 출신인 그를 1988년 아버지 부시에게 완패한 매사추세츠 출신의 마이클 듀카키스 후보에 비유하며 약체로 평가한다.

미 언론이 높게 평가하는 게파트의 강점은 노조의 강력한 지지이다. 스티브 로젠탈 미국노총(AFL-CIO) 정치 담당 책임자는 "그만큼 노동자를 이해하는 인물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민주당 전략가는 "그는 전혀 매력적인 이력을 갖지 못한 과거의 인물"이라며 "괜찮은 인물이라는 것은 알지만 경선을 통과하리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주자들 가운데 유일한 주지사 출신인 하워드 딘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1976년 작은 주의 주지사로 있다가 돌풍을 일으킨 사례를 자주 언급한다. 최근 25년간 민주당 경선에서는 주지사들이 후보 자리를 거머쥐었다. 언론들은 골수 공화당 지지자인 뉴욕 증권브로커의 아들로 태어나 의사로 일하다 주지사로 전업한 그의 이력을 흥미롭게 보도하고 있다.

고어의 지역구인 노스 캐롤라이나주를 물려받은 존 에드워즈는 친화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다크 호스이다. 존 보르도 루이지애나주 상원의원은 "그는 모든 자질을 갖추었다"고 칭찬했다. 그는 미주리, 플로리다 등 남부에서 '신뢰를 주는 남부인'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하지만 그는 딘 주지사와 마찬가지로 낮은 인지도와 저조한 모금 실적을 극복해야 한다. 유일한 원외 후보인 앨 샵턴 목사가 예선을 통과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변수와 전망

민주당 후보가 누가 되든 부시 대통령과 얼마나 싸울 수 있을지는 민주당의 의회 전략이 얼마나 성공하느냐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중간선거 참패 직후 강성인 낸시 펠로시 의원이 하원 사령탑을 맡고, 대선 출마가 예상됐던 톰 대슐 상원 지도자가 출마를 포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민주당에서 가장 지지도가 높으면서도 대선 출마의 뜻을 접은 고어와 2004년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한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의 거취도 주요한 변수다.

민주당 선거 전략가들은 대체로 이번 경선이 부시와 선명성 대결을 선언하는 후보에게 유리하게 전개되면서 정치 신인이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당에서 76년의 카터 돌풍, 92년의 클린턴 돌풍을 기대하는 심리가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 문제로 재선에 실패했던 아버지 부시의 전철을 크게 의식하는 아들 부시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경제, 복지 등 국내 문제에 선거전략을 집중하는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이런 조건들이 충족된다면 현재의 '백설공주(부시) 대 여섯 난장이(민주당 주자들)'구도가 조만간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 공화, 재집권 밑그림은

2004년 대선에서 공화당측 후보로 확실시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어떤 상대와 맞붙길 바라고 있을까.

겉으로는 "(그들의 경쟁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태연한 반응을 보이는 부시 대통령과는 달리, 백악관 참모진은 이미 장래의 맞수가 될 출마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결전의 날까진 22개월이 남았지만 부시가 능히 누를 수 있는 '만만한' 상대를 고르기 위한 작업은 벌써 진행 중이란 것이 백악관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부시 대통령이 16일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의료사고 보상액 상한선 책정안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은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을 겨냥한 치밀한 선거전략의 일환이었다. 대기업 상대의 의료보상 소송을 통해 부와 명예를 거머쥔 변호사 출신의 에드워즈를 잠재적인 상대로 보고 있는 백악관은 이날을 "에드워즈를 내치는 날"로 불렀다.

지난해 말까지 앨 고어 전 부통령과의 재대결을 예상했던 백악관 선거팀은 고어의 출마 포기를 일단 호재로 보고 있다. 고어를 두려워 해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고어가 예비 선거 과정에서 의외의 인물에게 최종 후보 자리를 내주면 그 기세를 몬 민주당 후보의 바람이 겁났는데 그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데 안도하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의 핵심 선거참모들은 누가 민주당의 후보로 나서느냐보다는 부시가 과연 경제 활성화와 이라크전에서 동시에 성공하느냐 여부를 2004년 대선 승리의 열쇠로 보고 있다. 부시 자신도 이달 초 민주당과의 향후 선거전을 전망하며 "나는 국가의 안위에 신경 쓸 뿐, 정치는 스스로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해 유사한 시각을 내비쳤다.

그래도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 선거전을 바라보는 백악관의 입장은 조심스럽다.

현재까지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백악관이 가장 경계하는 후보는 리처드 게파트 상원의원(미주리)이다. 1988년 대선 출마 경력으로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춘 데다 오랫동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전국 규모 노조의 조직적인 후원은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다.

최근 출마를 선언한 조지프 리버맨 상원의원(코네티컷)도 만만하게 볼 수 없는 다크 호스. 부시측은 친기업 성향의 온건주의자 리버맨의 선거자금 동원능력과 외교정책 조정 경험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유일한 주지사 출신인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가 참신함을 앞세워 의외의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에도 백악관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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