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15일 한미연합사를 방문한 것은 잠시 불편했던 한미동맹의 결속을 위해 모양도 좋았고, 열 마디 말보다 효과적인 행보였다. 그의 방문 후 연합사 장병들의 사기가 한결 고양됐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그 동안 양국기류에 불안해 했던 다수 국민도 안도했다고 한다.한국 내 반미감정의 근원을 단순하게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난해 여중생 압사사건이 촉발한 촛불시위를 계기로 반미정서가 팽배해졌고, 때마침 대통령선거가 맞물려 노 당선자는 미국비판의 구심점이 되었다. 거기다 노 당선자의 경력과 당선 후 발언이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면서 미국조야에서 심상치 않은 반한 분위기로 발전되었다.
국가안보를 책임지게 될 노 당선자가 사태의 심각성과 한미동맹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동맹의 구심점이자 반미정서의 촉발점이기도 한 주한미군에 관심을 보인 것은 매우 의미 있다. 물론 미국정부에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되겠지만, 한미 양국민의 우의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주한 미군 3만7.000명은 집단으로는 미국정부를 대표하지만, 개인적으로 보면 미국시민으로 돌아갈 사람들이다. 그들의 한국근무 경험이 그들의 지역사회나 직장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주한미군은 노 당선자의 지적처럼 한국안보의 축이면서 또한 글로벌시대에 중요한 민간외교의 대상이 된다.
엄연한 반미감정을 없다고 우길 필요는 없다. 그러나 서로 존중하는 관계가 되면 자연히 소멸될 것이다. 동맹관계의 전략적 가치는 우리가 이용하기 나름이다. 노 당선자는 안보현장의 미군생활을 걱정하되, 워싱턴을 향해서는 국익과 나라의 자존심을 조화시켜 토론하는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