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인터넷 홈페이지(www.knowhow.or.kr)에 '살생부'가 공공연히 게시돼 있어 여권이 뒤숭숭하다. 16일 현재 노 당선자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문제의 문건은 두 가지.제목이 '민주당 살생부'인 문건은 지난 해 12월31일 '빛이 되어'라는 필명의 사람이 올렸다. '이것 작성하느라고 죽을 뻔했다'는 말로 시작되는 이 글은 민주당 의원 94명을 특1등·1등·2등·3등 공신, 역적, 역적 중의 역적 등 6등급으로 분류하고 나름의 이유를 적었다. 21명인 역적 등급은 대부분 대선기간 비노·반노 쪽에 섰던 이들이다. 글은 또 박상천 정균환 의원과 박양수 의원을 역적 중의 역적이라고 몰아 세웠다. 한화갑 대표는 어떤 등급에도 넣지 않고 '안개 같은 행보로 노 후보의 애를 태웠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여권 내부 사정에 정통해 보인다"는 얘기도 나온다.
'블랙리스트 현재까지 86인―기억하자'는 제목의 문건은 'barijo'필명의 네티즌이 15일 '퍼온글'이라며 올렸다. 대선 과정서 노 당선자 반대 편에 섰던 여야 정치인 등 인물 78명과, 노 당선자측에 비판적이었던 언론과 온라인매체 사회단체 8곳이 망라돼 있다.
정치인 중에선 민주당내 반노·비노 의원, 김원길 박상규 의원 등 민주당 출신 한나라당 입당파, 김광일 전 의원 등 반노 성향의 한나라당 영입 인사 등이 눈에 띤다. 글은 이들의 대선기간 행적을 간단히 소개해 놓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 신주류측은 "우리와는 전혀 관계없는 괴문서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구주류측은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겠느냐"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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