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각국 정부에 윈도의 소스코드를 공개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를 대상으로 MS 소프트웨어를 더 판매하기위한 고육지책으로,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MS는 15일 정부보안프로그램(GSP)을 발표하고, 정부나 정부산하기관, 그리고 국제기구가 원하면 윈도의 소스코드와 기술 정보 등을 무료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MS의 수석부사장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크레이그 먼디 이사는 "GSP에 참여하는 국가 및 단체가 윈도 소스코드에 접근해 살펴보거나 보안기능의 타당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정부담당자가 MS 전문가와 공동으로 작업하고, 윈도 소스코드의 개발이나 테스트, 도입 과정 등을 직접 현장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번 발표는 그동안 소스코드 공개를 완강히 거부하던 MS의 방침을 180도 바꾼 것이다.
전문가들은 MS의 이번 조치를 리눅스 등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열풍을 막고 정부 대상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소스코드가 공개되지 않은 윈도는 바이러스나 해킹의 위협에 노출돼도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만큼 공공 기관에 대해서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우리 정부도 조만간 '공개 소프트웨어 활성화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MS측은 그 동안 빌 게이츠 명예회장이 직접 나서 "윈도 소스코드는 MS에 가장 중요한 지적 재산권"이라며 공개를 거부해 왔다. 윈도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것은 코카콜라가 제조 비법을 공개하는 것과 같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윈도가 컴퓨터 운영체제 중 처음으로 소프트웨어의 보안에 관한 국제표준인증인 CC(Common Criteria)를 획득하자, MS도 보안에 자신감을 갖고 오픈소스 열풍에 정면 대응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MS는 "이번 조치로 소스코드가 공개돼 있다는 리눅스의 상대적 이점이 줄어들어, 각국 정부가 MS 소프트웨어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도 MS 및 보안 관련 전문가들과 논의한 후 입장을 정리해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하기로 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키워드
● 소스코드
컴퓨터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원본을 말한다. 어떤 프로그램이 실행 도중 문제를 일으켰을 때 소스코드를 보면 오류의 원인과 해결 방법 등을 알 수 있다.
●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소스코드를 공개해서 누구나 소스 내부의 오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으로, 운영체제인 '리눅스'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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