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은 2∼3주 이내의 초단기전이 될 전망이다. 미국 MSNBC 방송은 14일 미 국방부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군이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동원한 속전속결 전략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한편 유엔 무기사찰단의 사찰 결과 보고서 제출 시한(27일)을 10여 일 앞두고 개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미국, 영국과 전쟁 반대국들 간에 입장 차이가 커지고 있다.▶3주 안에 끝낸다
MSNBC는 미군이 5, 6일 동안 대규모 공습으로 이라크의 방어망을 무력화한 뒤 지상군 20만 명을 동원, 3주 내에 수도 바그다드를 점령한다는 전략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지상군은 남쪽의 쿠웨이트와 북쪽 터키에서 동시에 투입돼 대통령궁과 정부 청사 등 권력 기반 시설을 초토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초단기전 계획은 이라크의 반격을 원천 봉쇄해 미국의 군사적, 정치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미국을 위협하기 위해 꺼낸 카드인 장기 시가전과 주변국 보복 공격 및 생화학무기를 사용한 반격이 실제로 일어나면 미군과 민간인의 대규모 희생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억지 명분으로 대량살상을 불러일으켰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짙어지는 전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4일 "이라크에 대해 기다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후세인의 사기 행각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말해 전쟁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도 "유엔 결의와 상관 없이 미국과 영국의 독자적인 군사 공격이 가능하다"고 거들었다.
미 abc 방송은 이날 부시가 27일께 이라크 공격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유엔의 개전 승인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고 보도했다.
한편 부시 등의 강경 발언이 보도된 후 전쟁 우려로 유가가 급등했다.
14일 런던 국제석유거래소의 2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달러 가까이 폭등, 31.25 달러까지 치솟았다. 이것은 2000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뉴욕시장에서도 2월 인도분 유가가 0.26 달러 상승해 33 달러대를 위협하고 있다.
▶후세인 특사, 이집트로
전운이 짙어지는 가운데 후세인 대통령의 특사가 이집트를 방문키로 해 어떤 외교적 해법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후세인 대통령의 사촌이며 이라크 혁명지휘위원회 위원인 알리 하산 알마지드가 18일 후세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갖고 카이로를 방문한다고 15일 밝혔다. 이와 관련, 국제 문제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월드 트리뷴 닷컴'은 후세인 대통령이 이집트에 특사를 파견해 아랍국들과 자신의 망명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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