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보기술(IT)주를 대표하는 인텔과 국내 증시의 기둥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실적에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공식 발표에 앞서 증권사들의 추정치를 통해 이미 노출되며 주가에 상당 부분 미리 반영된 만큼 오히려 올 1분기 실적 전망과 앞으로의 양국 증시 향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충고한다.■김빠진 인텔 효과
15일 발표된 인텔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72억달러, 주당 순이익 16센트였다. 이는 미국 증권가의 예상치인 매출 69억달러, 주당 순이익 14센트를 웃도는 수치였다.
그러나 예상외에 실적에도 미국의 IT주들은 덕을 보지 못했다. 인텔이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 47억달러에서 26% 이상 줄인 35억∼39억달러로 삭감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텔은 전통적인 반도체 비수기인 1분기 매출전망을 전분기보다 2∼9% 감소한 65억∼70억달러로 제시해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이 바람에 반도체들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으며 장중 상승세를 보였던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대부분의 IT주들이 시간외거래에서 약보합을 나타냈다. 인텔 역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소폭 상승에 그쳐 기대했던 '인텔 효과'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덩달아 국내 반도체 관련 종목의 주가도 떨어져 삼성전자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 검토에도 불구하고 1.37%하락했고 하이닉스와 아남반도체도 각각 1.61%와 2.23% 하락했다.
■엇갈리는 삼성전자 전망
16일 발표 예정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금융정보서비스업체인 FN가이드가 국내 14개 증권사의 실적 추정치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 10조6,693억원, 영업이익 1조8,950억원, 순이익 1조7,698억원이 될 전망이다. 이는 전분기 대비 매출 7.5%, 영업이익 7.3%, 순이익 2.6% 증가한 수치이다.
문제는 1분기 실적.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가격 하락과 휴대폰 판매량 감소 등으로 2분기까지 지난해 동기대비 실적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3분기 이후에나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증권 우동재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의 하락세로 미뤄봤을 때 삼성전자의 1분기 이익이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며 1분기에 11조184억원의 매출과 1조9,917억원의 영업이익, 1조8,189억원의 순이익을 예상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투자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교보증권은 실적 발표에 따라 주가조정이 발생하면 삼성전자 주식을 싼 값에 살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매수를, 동양증권은 실적발표에서 삼성전자의 사업성이 부각될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매수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고 투자의견을 '적극 매수'에서 '매수'로 하향조정했다. 현대증권도 단기적으로 보수적인 관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투자 전망도 엇박자를 그리고 있다. 모건스탠리증권은 4분기 실적과 1분기 전망이 부정적일 때 매수타이밍의 기회로 삼으라며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JP모건은 4분기 영업이익이 1조6,000억원대에 머물 것이라며 주가 하락을 경고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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