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에 따르면 현대 사회에 존재하는 직업은 13만 5,000가지이며 이 가운데 음악, 미술 같은 예술적 소양이 필요한 직업이 70%를 넘는다고 한다. 이 비율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기능성을 중요시하던 '산업화 시대'가 가고 바야흐로 '감성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언뜻 예술적 소양과 무관하다고 여겨져 온 직업도 사정이 달라졌다. 건축가는 예전에는 건물을 튼튼하고 실용적으로 지으면 됐지만 이제는 미적 완성도를 고려해야 한다. 자동차, 선박, 항공기도 디자인에 의해 판매가 좌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국들은 예술 교육을 강화하고 있고 예술적 소양을 가진 사람을 우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영국 정부는 중·고교 교육과정에서 미술, 음악 수업시간을 대폭 늘렸으며 일본의 어느 가전회사는 미술 전공자를 CEO로 등용해 화제가 됐다.
그런데 우리의 교육은 이같은 흐름에 역행하고 있어 안타깝다. 교육부가 마련한 7차 교육과정이 이번 학기부터 시행되면서 각급 고등학교의 음악, 미술 수업시간이 줄었다. 이번 7차 교육과정이 음악, 미술 교육을 상대적으로 덜 배려했기 때문이다. 고교 음악, 미술 교사들은 마음고생이 심하다고 한다.
이대로 가면 우리 학생들은 예술적 소양을 제대로 쌓지 못하고 사회에 진출하게 될 것이다. 이들이 글로벌 경쟁 시대를 과연 감당해낼지 걱정이다. 보석 디자이너가 귀금속 가공 기술만 뛰어나다고 해서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을까.
인문, 상경, 사회과학, 공학 등 어느 분야를 전공하더라도 중·고교 시절에 예술 교육을 받을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 한국의 젊은이들을 세계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있게 성장시키려면 예술 교육은 강화돼야 한다.
김 농 주 연세대 취업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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