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스포츠와 돈]"타고난 보스" 만난 삼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스포츠와 돈]"타고난 보스" 만난 삼성

입력
2003.01.16 00:00
0 0

삼성 라이온스 선수들이 돈벼락을 맞았다. 성적과 무관하게 항상 대우는 최고였지만 숙원 사업인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이번 대가는 타 팀뿐만 아니라 타 종목 선수들까지 부러워할 정도다. 포지션별 연봉 1위가 된 삼성 선수들에게 연봉챔피언이 된 소감을 물으면 아마 십중팔구는 "함께 뛴 팀 동료에게 공을 돌리고 싶고, 배려해준 구단에 감사한다" 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속으로는 "미우나 좋으나 감독님 덕분입니다" 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 말에 섭섭한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주변사람이 보기에는 그게 정답이다. 우승하기 전에도 삼성은 막강한 멤버로 짜였던 적이 오히려 많았다. 또 선수처우나 훈련여건은 예나 지금이나 최고였고, 프런트의 지원도 대동소이하다. 강팀 전력으로 우승 못했을 때와 가장 큰 차이가 나는 요인은 감독밖에 없다. 선수가 설사 돈벼락은 감독덕분이라고 하더라도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팬이 아닌 선수입장에서 본다면 선수수명을 연장시켜주고 돈을 더 벌게 해주는 감독이 명감독인데 삼성 선수들은 진짜 명감독을 만났다.팀 전력에서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면 작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삼성이 그랬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 프로리그는 아직 역사가 짧아 명감독을 평가하기가 이르다. 하지만 종목을 불문하고 딱 한 사람만 꼽자면 아마 누구나 김응용 감독을 꼽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프로축구에도 실적 좋은 감독이 있지만 최고의 명예인 대표팀 감독을 외국인에게 넘겨주는 처지라 꼽기가 쑥스럽다. 또 프로농구는 아직 감독보다 용병이 실적을 좌우하는 경향이 많아 누가 유능한 감독인지를 평가하려면 더 많은 시즌을 겪어야 한다.

김응용 감독은 어떤 방식을 동원하든 선수단을 휘어잡는, 잘못은 자신에게 돌리는, 스타팅 멤버를 짤 때 다면평가를 하지 않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해태시절에도 그랬지만 스타팅 멤버를 한번 정하면 특별한 부상이 없는 한 믿었던 선수가 아무리 슬럼프에 헤매더라도 끝까지 기용하는 특징이 있다. '타고난 보스'의 저자 데일 도턴이 말한 타고난 보스가 지닌 공통적인 특징과 일맥상통한다. 도턴이 발견한 뛰어난 보스로 불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이란 '제일 유능한 사람을 최고의 자리에 앉힌다'는 직원기용의 특성을 말한다. 이는 '제일 우수한 선수는 끝까지 주전 기용'하는 김응용 감독의 선수기용 철학과 잘 맞아 떨어진다. 물론 그런 감독을 감독자리에 앉힌 구단주가 더 뛰어난 보스일지 모르지만 삼성구단이 선수에게 돈벼락을 내리고 삼성 팬들에게는 즐거움을 선물할 수 있었던 데는 감독의 공이 크다.

/정희윤·(주)케이보스대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