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합동에 있는 주한프랑스대사관 건물(1964)은 전통건축의 조형미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한 지붕은 하늘을 향해 날아갈 듯 가볍게 들어올려져 날렵하고 역동적인 한옥의 처마 선(線)을 떠올리게 한다. 지붕을 떠받치는 육중한 기둥은 건물 전면에 따로 배치해 실제보다 웅장한 느낌을 준다. 나지막한 언덕에 자리를 잡고 주변의 자연 조경과 어우러진 대사관 건물의 몸체 또한 전통미가 고스란히 담긴 선비들의 정자를 연상시킨다. 프랑스대사관측은 건물을 지을 당시 현상설계 공모를 했다. 공모에서 당선된 건축가 고(故) 김중업씨는 국제적인 감각과 아름다운 전통을 접목해 국내 현대건축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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