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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모감독 인터뷰

입력
2003.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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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무협 영화와는 다른 스타일이다."14일 영화 홍보차 한국을 찾은 장이모(張藝謀·53) 감독은 홍콩의 쉬커(徐克)나 대만의 리안(李安)과 다르다. 그들처럼 어린 시절 무협소설이나 영화를 보고 자라지 못했다. 1987년에야 리샤오룽(李小龍)의 영화가 중국에 들어와 볼 수 있었다. '영웅'을 하게 된 것도 그때 감회가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큰 계기는 리안 감독의 '와호장룡'의 세계적 흥행이 던진 자극과 충격이다.

그렇다고 그저 모방하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새로운 스타일이 절실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화려한 영상미와 색채, 다른 느낌의 무술. "영상미로는 중국 역사와 전통미를 살리고, 무(武)가 아니라 협(俠)을 중시했다. 협은 단순한 싸움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는 무사의 정신을 말한다."

'영웅'에서 그는 즐겨 사용하던 중국전통의 붉은 색을 포함, 4가지 색으로 서로 다른 정서를 표현했다. "맨 처음의 붉은 색은 관계의 불안정, 청색은 희생, 백색은 사랑, 그리고 초록색은 추억을 상징한다." 색채만이 아니다. 느린 화면으로 잡아낸 극사실주의 액션, 특히 베기가 아닌 곧바로 앞으로 찔러가는 동작이 꽤나 강렬하다. "중국에서는 창이 모든 무기 중 최고라는 얘기가 있다. 개인적으로 찌르는 창 끝에 정신과 힘이 가장 집중된다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상업성을 의식한 영화란 비판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할리우드 대작에 대항하자면서 이런 영화를 비판하는 것은 모순이다. 이렇게 큰 자본(3,500만 달러), 영웅(스타 배우)들로 영화를 만든 것만도 큰 의미가 있다. 그렇다고 '책상서랍 속의 동화' 같은 소박한 영화를 포기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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