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뮤지컬 전용극장이 6월에 문을 연다. 뮤지컬 등 공연 투자사 (주)SJ엔터테인먼트는 (주)스타식스 소유인 서울 정동 팝콘하우스(옛 문화체육관)를 2년간 임대해 뮤지컬극장으로 쓴다고 13일 밝혔다. 팝콘하우스는 현재 god 공연이 열리고 있는 대중가수 콘서트장인데 이 공연을 끝으로 4월부터 내부 개조에 들어가 1,2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탈바꿈하게 된다.뮤지컬 전용극장 마련은 뮤지컬계의 오랜 소원이었다. 지금까지는 예술의전당 등을 빌려 썼기 때문에 장기공연을 하고 싶어도 원하는 만큼 충분한 대관 날짜를 받을 수 없어 열흘에서 한달 공연이 보통이었다. 그러다 보니 무대 연습도 몇 번 못 한 채 막을 올리거나 관객몰이에 성공한 작품이라도 수익이 날 만하면 막을 내려야 했다. 전용극장의 등장은 일단 뮤지컬이 뛰어 놀 마당을 넓히는 반가운 소식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SJ엔터테인먼트의 이상호 대표는 "그동안 국내 뮤지컬 시장이 발전하지 못한 이유는 대관 기간이 짧아 손익 분기점을 넘기기 어려웠던 탓도 있다"면서 "팝콘하우스에서는 작품마다 3개월 이상 공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J엔터테인먼트는 팝콘하우스를 단독 또는 공동제작한 작품으로 채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뮤지컬제작사인 신시뮤지컬컴퍼니와 제작·마케팅·투자유치 등에 관한 업무 제휴 협정을 맺었다. 개관 기념 공연으로는 진 켈리의 영화로 유명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을 올린다. 두 번째 작품은 신시와 공동제작하는 '브로드웨이 48번가'로 11월에 공연한다.
투자사가 직접 극장을 운영함에 따라 상업적이거나 화려한 수입 뮤지컬에만 작품이 쏠리지 않겠냐는 지적에 대해 이상호 대표는 "매년 한 편 정도는 창작 뮤지컬에도 손을 댈 것"이라고 말했다.
SJ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이 두 편 외에 창작뮤지컬 '터주'(6월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브로드웨이 뮤지컬 '킹 엔 아이'(11월 LG아트센터), 브로드웨이의 대작 퍼포먼스 '블레스트'(8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서울 예술의전당과 뮤지컬 '명성황후'의 제작사 에이콤도 각각 뮤지컬 전용극장을 지을 계획이다. 예술의전당 뮤지컬 전용극장은 1,500석 규모로 우면산 자락 지하에 만드는데, 올해 6월 착공해 내년 6월 완공 예정이다. 에이콤은 성남시 분당에 1,800석의 극장을 짓기 위해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성남시가 땅을 내주고 에이콤이 지어 10년 간 쓰고 시에 돌려주는 기부채납 방식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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