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와 부동산에서 빠져 나온 시중 부동 자금이 해외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과 신흥 시장의 채권·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고 선물환 거래를 통해 환율 변동 위험도 최소화한 '환(換)보상 해외펀드'에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펀드별로 500억∼1,000억원 이상 몰리고 있고, 은행·증권사들은 앞다퉈 해외 펀드 상품을 개발·판매하고 있다.우리은행은 선진국의 국공채 등에 투자하는 '피델리티 국제 채권펀드'를 13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미국·유럽연합(EU)·캐나다 등의 국공채와 우량 회사채에 절반씩 투자해 안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며 펀드 자산 구성 통화도 유로화(41%), 일본 엔화(27%), 달러화(25%), 기타(7%) 등으로 분산해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우리은행은 이미 지난해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를 1,400억원이상 판매해 해외펀드 붐을 몰고 왔으며, 뒤이어 시티은행이 판매한 메릴린치 미국 국채펀드도 수탁액이 1,000억원을 넘었다.
한미은행도 선물환거래를 통해 환율 변동 위험을 제거한 해외 뮤추얼펀드 '프랭클린 미국 국공채펀드'와 '슈로더 미국달러채권펀드'를 22일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한다. 500억원 정도로 설정될 프랭클린 펀드는 미국 재무부 채권의 신용등급과 동일한 AAA등급이면서 국채보다 이자율이 높은 주택저당채권(GNMA)에 100% 투자한다.
슈로더펀드는 주택저당채권에 50%, 미국 국채에 20%, 회사채와 기타채권에 30% 가량을 투자하며 프랭클린에 비해 수익성에 중점을 뒀다.
삼성증권이 이달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해외 뮤추얼펀드 '이머징마켓채권펀드'에도 하루 평균 6억원 이상의 돈이 몰리고 있다. 영국 슈로더투신이 운용하는 이 펀드도 선물환 거래를 통해 2.5%의 비과세 추가 수익이 가능해, 채권 평균 수익률 4%를 더할 경우 연간 수익률은 최소 6.5% 이상 된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은 최근 해외 뮤추얼 채권펀드 '이머징마켓채권펀드'와 '미달러채권펀드'를 전 영업점에서 발매하기 시작했다.
24일까지 판매되는 이머징 마켓채권펀드는 동유럽·아시아·남미 등 신흥시장의 정부와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에 투자하며, 미달러 채권펀드는 미국 정부기관 발행채권과 다국적기업 발행 우량 회사채에 집중 투자하고 피델리티투신에서 운용을 맡는다.
이들 해외 펀드들은 대부분 채권·주식 투자 수익 외에 선물환계약으로 환 위험을 제거함과 동시에 만기 가입 때 선물환 프리미엄으로 2.5% 안팎의 추가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대투증권 국제영업부 박문철 과장은 "이들 해외 펀드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이 연 6∼7%로 비교적 좋고 국내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의 투자 전망이 불확실해 새로운 해외펀드 상품에 기관과 기업 개인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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