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수지2지구에서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김모(43)씨는 출근시간마다 분당신도시 경계지역만 오면 짜증이 난다. 분당 연결도로인 금곡IC가 1차로에 불과, 병목현상으로 인한 교통체증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출근길에 분당지역을 빠져나가는 데만 40분가량 걸린다"며 분통을 터뜨렸다.인구 유입 가속으로 교통난 가중 용인 주민들과 이웃한 분당 주민간의 도로를 둘러싼 신경전이 새해가 들어서도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용인 주민들은 서울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분당을 거쳐야 해 도로연결을 간절히 원하지만 분당 주민들은 "길을 내주면 분당마저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려야 한다"며 필사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것.
현재 용인지역은 난개발 심화로 인구가 이미 50만 명을 넘어섰으며, 2008년에는 8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분당인구도 계획 인구인 39만 명을 초과한 40만 여명으로 더 이상의 인구유입은 도시환경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도로확장 건의에 불가 맞서
용인시는 최근 기하급수적인 인구팽창을 보고 있을 수 없다며 경기도에 분당지역과 연결하는 6개 도로확장을 건의했다. 시는 분당구 구미동 하나로클럽 앞―국지도 23호선간 1.8㎞ 왕복 4차로 도로 용인시 동천동―분당구 구미동 까르푸앞 290m 왕복 2차로 고가차도 용인시 동막천―분당구 구미동 시그마? 오피스텔앞 550m 왕복 2차로 하천도로 등을 각각 신설키로 했다. 그러나 성남시는 유사시 비상활주로로 이용해야 할 경부고속도로를 횡단하는 도로개설은 현실 가능성이 없으며, 하천도로 역시 생태하천을 복원하는 추세에 뒤떨어지는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용인시의 도로개설에 정면반박하고 나섰다. 분당입주자협의회 고성하(58) 회장도 "주민 공청회 등 공론화 절차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도로신설을 추진할 경우 소송 등 집단 대응도 불사할 계획"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도 속수무책
용인과 성남시의 도로분쟁은 지난 해 초에도 벌어졌다. 당시 용인시는 죽전동 중앙하이츠앞 도로를 분당 대림아파트앞 도로와 연결했다가 도로개설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남시로부터 도로 강제폐쇄조치를 당했다. 이후 죽전지역 주민 100여명이 성남시를 상대로 도로개설 소송을 제기, 승소한 주민들에 한해 통행이 허용되고 있다.
성남시는 또 경부고속도로를 통과하는 일명 토끼굴로 인해 분당지역 교통체증이 심화해 지난 해 초 폐쇄를 검토하다가 용인 주민들의 반발로 지금까지 도로를 개방해놓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두 시가 충분한 대화를 통해 풀어나갈 수 밖에 없다"며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글 ·사진=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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