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사다. MBC 오락 프로그램의 하나인 '느낌표'가 국민의 지원을 받아 어린이 도서관을 만들어 준다는 얘기를 들었다. 취지는 좋으나 현재 학교 도서관조차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도서관 수만 늘리는 식이 될까 걱정이다. 대다수 초등학교에선 이미 도서관이나 도서실에 적지 않은 책이 있다. 문제는 정작 이를 관리하고 독서지도를 할 인력이 부족한 점이다. 6학년 담임을 하며 도서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었는데 한 해 동안 4,000권의 책을 구입하고 관리했다. 하지만 관리교사가 없이는 도서실을 늘 개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제한적으로만 열 수 밖에 없었다. 문을 여는 시간이 적으니 이용률도 저조했다. 궁여지책으로 몇몇 학부모들이 찾아와 당번제로 도서실을 관리하겠다고 자원하여 다행히 방과 후뿐 아니라 방학 중에도 도서실을 열어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도서실을 더 만드는 것보다 도서 업무만을 담당하는 정식 사서 교사를 배치하는 등 기존 도서실을 100% 활용하는 게 훨씬 나은 방안이라고 본다. 새 정부 출범을 맞아 아이들에게 유익한 도서를 찾아주고 적절한 도서실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교육당국의 관심을 촉구한다./김경희·포항시 남구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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