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은 13일 "이라크 공격에 정해진 시간표는 없다"고 밝혔다.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대 이라크 군사행동에 대해 지금까지 어떠한 형태의 인위적인 시간표도 정해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지금까지 수 차례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가 없음을 증명하지 못하면 공격하겠다고 밝혔지만 얼마나 기다릴 지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대통령은 유엔 무기사찰단의 일이 매우 중요하며 아직 임무를 수행할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이날 "무기사찰단 활동에 어떠한 임의적인 시간표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 등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2일 "사찰의 최종 결론을 내기까지는 수개 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나온 양국의 이 같은 반응은 이라크 공격 시점이 무기사찰 기간 등을 감안해 다소 연기될 가능성이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영국은 그 동안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이 지난 2개월 동안의 사찰 결과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서를 제출하는 27일을 전쟁 개시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시점으로 강조해 왔다.
그러나 플라이셔 대변인은 "여전히 그날(27일)은 매우 중요한 날이며 그때까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해 공격 시점과 사찰단 보고 사이의 연관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부시와 블레어는 27일 보고서 제출 이후 만나 이라크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USA 투데이는 미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대규모 병력 이동의 복잡성 등 때문에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개시 시점이 당초 2월 중순에서 2월말 또는 3월초로 변경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장관의 서명에 따라 걸프 지역으로 이동하게 될 미군 병력이 겨울철보다 따뜻한 기후에서 싸울 채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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