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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미주이민 100년, 고난과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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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미주이민 100년, 고난과 영광

입력
2003.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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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년 1월 13일, 한인 102명이 미국 증기선 게일릭호를 타고 20여일의 항해 끝에 하와이에 도착했다. 미주 한인 이민사의 첫걸음이었다. 가난한 조국을 등지고 이역으로 떠난 이들은 사탕수수밭에서의 고된 노동 속에 고국의 '사진신부'를 맞아 외로움을 이겨내며,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구었다. 나이 든 남편들은 어린 아내에 대한 미안함을 근면성실로써 갚았고, 부인들은 자식교육에 앞장서 2·3세들이 성공하는 밑거름이 되었다.12일 하와이에서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다. 한국에서 간 하객들과 동포, 해군밴드 등이 화려한 퍼레이드를 펼치고, 대규모 조형물도 세워 이민 1세대의 고난과 영광으로 얼룩진 삶을 기념했다. 낯설고 척박한 이국에 뿌리 내린 동포들의 굴곡 많은 자취를 생각할 때 실로 감격스런 일이다.

우리는 해외 동포가 565만명에 이르는 동포 부국이다. 동포가 1만명 이상 거주하는 나라도 17개국이나 된다. 그 중 가장 많은 미주 동포는 1960년대 이후 급증한 이민을 포함하여 212만명에 이른다. 2·3세에 이르러 모국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이들은 조국 발전의 주요 자원이며,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리는 문화사절이기도 하다.

이들이 아직 현지의 주류에 편입돼 있는 형편은 아니지만, 이들이 문화민족적 정체성을 고민하는 시기도 지났다. 이제 전 지구적 세계화 추세 속에 이들이 현지에 뿌리를 내리고 주류로 성장하도록 국가 차원에서 지원이 따라야 한다. 이민 후손들이 고국과의 보다 잦은 접촉을 통해 민족적 긍지를 지닐 수 있도록 문화적·산업적 교류를 확대해 가야 한다. 많은 동포가 있는 중국과 일본, 러시아에 모두 해당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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