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늘](697)펜타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늘](697)펜타곤

입력
2003.01.15 00:00
0 0

1943년 1월15일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펜타곤 건물이 준공됐다. 펜타곤은 5각형이라는 뜻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양이 5각형이어서 붙게 된 이 5층짜리 건물은 세계에서 가장 넓은 사무소용 빌딩이다. 건물 내부의 복도 길이만 해도 27km가 넘는다. 펜타곤은 제2차 세계대전을 수행하던 미국 정부가 전쟁부의 모든 사무소들을 한 자리에 모으기 위해 세웠다. 종전 뒤 전쟁부가 국가군사부를 거쳐 국방부로 개편됨에 따라 펜타곤은 국방부 청사가 되었고, 그 뒤 펜타곤이라는 말은 미국 국방부를 가리키게 되었다.5각형을 뜻하는 펜타곤의 '펜타'는'다섯'을 의미하는 접두사다. '5종경기'를 뜻하는 펜타슬론, '5면체'를 뜻하는 펜타히드론, '5보격 시(詩)'를 뜻하는 펜타미터, '5두(頭)정치'를 뜻하는 펜타키, '5음절어'를 뜻하는 펜타실러블, '5현금(弦琴)'을 뜻하는 펜타코드, '5행시'를 뜻하는 펜타스티크 같은 말에 그 '펜타'가 있다. 흔히 '토라'라고도 부르는, 구약 성서의 첫 다섯 책(모세5서: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을 가리키는 펜타튜크에도 이 '펜타'가 보인다. 별표를 펜타클이나 펜타그램이라고 부르는 것도 뾰족이 튀어나온 부분이 다섯 개이기 때문이다.

숫자 3이 삼위일체의 교리를 통해 신(神)의 숫자가 되었고, 4가 고대 그리스의 밀레토스 학파 이래로 흙·물·공기·불 사원소(四元素)의 상징을 통해 자연과 물질의 숫자가 되었다면, 5는 흔히 인간의 숫자로 간주되었다. 다섯 개의 가지를 지닌 별표는 머리 아래로 두 팔과 두 다리를 벌리고 선 인간의 형상으로 생각되었다. 다섯은 또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을 아우르는 인간 오감의 숫자이고, 인간이 세계를 포착할 때 자주 의지하는 손가락의 숫자이기도 하다.

고 종 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