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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신사참배 /韓·中 정권교체기에 단행 새정부와 마찰 피할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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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신사참배 /韓·中 정권교체기에 단행 새정부와 마찰 피할 속셈

입력
2003.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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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3년 연속 야스쿠니(靜國) 신사 참배를 단행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14일 갑자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공산당 총서기 취임 등 한국과 중국의 새 정권 공식 출범 이전에 '올해분 숙제'를 해치워두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정권 교체기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미리 해버림으로써 한·중 새 정권과의 외교분쟁 소지를 줄이겠다는 생각이다.2001년 종전 기념일 이틀전인 8월13일 참배, 2002년 4월21일 야스쿠니 신사 공식 행사인 춘계 대제 참배에 비하면 올해의 '보통 날' 참배는 정치적 의미가 희석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형편에 따라 가고 싶으면 아무 때나 갈 수 있다"는 식으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일상화하고 기정사실화하는 의미도 있다.

1996년 7월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당시 총리가 자신의 생일에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등 주변국의 정세를 보아가며 묘한 택일을 하는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가 고이즈미 총리에 와서 정착한 셈이다.

이날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로 새로운 추도시설 건설 논의는 완전히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2001년 8월 참배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고이즈미 총리의 지시로 발족했던 관방장관의 사적 자문기구는 지난해 12월 24일 종교와 관계없는 새 국립 추도시설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최종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보고서 자체가 새 시설이 야스쿠니 신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견해를 담은 데다가 고이즈미 총리가 새해 들어 또다시 야스쿠니를 참배함으로써 사문화한 셈이다. 2001, 2002년의 고이즈미 총리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한국측은 월드컵 공동개최를 고려해 상당히 자제된 대응을 했으나 중국측은 강력히 반발해 중일 국교정상화 30주년에 맞추었던 고이즈미 총리의 2002년 10월 방중이 무산됐다.

야스쿠니 참배를 어디까지나 일본 국내 문제로 보는 일본 정부에 대해 한국과 중국 새 정권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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