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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어낚시/가족 빙 둘러앉아 "겨울요정" 만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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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어낚시/가족 빙 둘러앉아 "겨울요정" 만나볼까

입력
2003.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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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위에서 즐기는 맛깔스런 레저는 역시 빙어낚시다. 손 끝을 간지럽히듯 가녀린 입질, '겨울 호수의 요정'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 즉석에서 회나 튀김을 만들어 먹는 즐거움 등 빙어낚시의 매력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가족이 함께 얼음 위에서 신나는 하루를 보내기에 제격이다. 그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빙어는 어떤 물고기

빙어는 차디찬 얼음 밑을 떼지어 다니는 몸길이 5∼18cm의 흔한 물고기다. 냉수성 어류로 여름과 가을에는 수온이 낮은 호수의 바닥에 머물다가 겨울이 되면 얼음 밑까지 올라와 봄 산란기를 준비하며 먹이활동을 한다. 얼음이 얼어야만 볼 수 있다고 해서 이름이 빙어(氷魚)다. 1년생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2, 3년생도 발견된다. 공어, 동어, 벵어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오이맛이 나기 때문이 과어(瓜魚)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원래 한반도의 일부 하천에만 살았는데 빙어를 좋아하는 일본사람들이 1920년대 함경도 용흥강에서 채란한 빙어의 알을 수원 서호, 제천 의림지 등에 이식방류하면서 전국적으로 퍼지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미식가의 입맛을 유혹하는 것은 물론 훌륭한 겨울 관광상품이기 때문에 더욱 급속하게 전국의 내수면에 퍼질 것으로 전망된다.

빙어낚시 요령

빙어낚시의 채비는 작은 바늘 5∼6개를 가지채비로 단 것이 흔히 쓰인다. 1∼1.5호 원줄에 0.6호∼0.8호의 가지줄 5∼6개를 잇고, 찌톱이 중간정도 수면 위에 나오도록 봉돌을 맞추면 된다. 초보자가 만들기에는 까다롭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빙어낚시터 인근의 낚시점에서 2,000∼1만원 정도면 바늘, 봉돌, 찌가 결합된 세트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얼음에 구멍을 뚫을 끌, 추위를 완벽하게 대비할 수 있는 옷과 신발을 준비해야 한다.

미끼는 동물성이 주를 이룬다. 먹성이 좋고 입이 작기 때문에 지렁이를 토막 내 바늘에 달기도 하지만 얼음판 위에서는 번거로운 작업이다. 흔히 구더기를 쓰는데 빠져나가지만 못할 정도로 바늘의 미늘을 구더기의 꼬리부분(두꺼운 곳)에 살짝 걸쳐야 물속에서 왕성하게 빙어를 유혹한다. 떡밥이나 원자탄 등 집어용 밑밥을 얼음구멍 속으로 조금씩 뿌려주는 것도 효과가 있다.

포인트 선정의 기준은 '구관이 명관'. 지난해 어느 곳에서 풍어가 들었는지를 낚시점이나 주민에게 묻는 것이 가장 좋다. 지름 15cm 정도의 얼음구멍을 뚫고 채비를 내렸다가 30분 정도가 지나도 소식이 없으면 미련없이 자리를 옮긴다. 빙어는 유영층이 있기 때문에 줄의 길이를 조정해 그 유영층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또 빙어는 입이 약해 강한 챔질은 금물. 손가락으로 살짝 올려주는 정도의 챔질이면 충분하다. 한마리가 바늘에 걸렸더라도 잠시 기다리면서 다른 바늘의 입질까지 기대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빙어는 떼로 활동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3∼4마리를 올릴 수 있다. 붕어낚시 등 일반적인 낚시가 절대 정숙을 필요로 하는데 반해서 빙어는 소란스러움을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아이들이 소리치고 빙판을 굴러도 조황에는 큰 지장이 없다. 그래서 가족 낚시에 제격이다.

빙어 먹는 법

가장 손 쉬운 방법은 산채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이다. 겨울에 활동하는 물고기이므로 내장 속에 불순물이나 기생충이 거의 없다. 그런 만큼 손질이 필요없다. 뼈가 연하고 비린내가 없어서 아이들이나 민물고기 회를 꺼리는 사람도 쉽게 먹을 수 있다. 튀김도 많이 해 먹는다. 역시 손질이 거의 필요없다. 튀김옷을 입힌 후 적당히 가열된 기름 속에 넣으면 그만이다. 회보다 고소한 맛이 더하다. 충청도 지역에서는 '도리뱅뱅이'라는 음식을 해 먹는다. 빙어를 살짝 튀겼다가 프라이팬에 가지런히 놓고 양념장을 살짝 입힌 후 다시 익혀서 먹는다. 바삭바삭한 맛이 소주 안주로 제격이다.

빙어 낚는 곳

강원도 내륙에서 인공호수가 많은 춘천, 인제, 화천 지역이 빙어낚시의 명소로 꼽힌다. 서울꾼들이 즐겨 찾는 곳은 쉽게 갈 수 있는 춘천호. 붕어낚시터로 유명한 중류권의 신포리, 하류권의 지암리 등이 빙어의 산지로 꼽힌다. 화천의 파로호는 낚시와 함께 광활한 호수의 겨울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곳. 수량이 많을 때에는 깊은 곳은 얼지 않으니 주의할 것. 골자리의 얕은 부분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화천에서 진입하는 도송리, 조목동, 방천리 일대와 소양호로 돌아들어가는 월명리 부근이 빙어낚시터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소양호는 중류 아래쪽으로는 얼음이 얼지 않는다. 그래서 소양호의 빙어낚시는 군축교와 신남 선착장 부근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얼음이 얼지 않은 곳에서는 물낚시도 한다. 한겨울에 대를 휘두르며 빙어를 낚아올리는 재미도 독특하다.

인천 강화도의 분오리지는 대표적인 붕어낚시터이자 빙어낚시터이기도 하다. 얼음구멍을 두 종류로 뚫어 한쪽으로는 붕어낚시를 하면서 한쪽으로는 빙어를 잡아올려 안주거리를 장만할 수 있다. 흠이 있다면 붐빈다는 것. 주말보다는 주중에 찾는 것이 좋다.

충청권에서는 전형적인 계곡형 저수지이면서 여름 붕어터로 인기가 높은 음성군의 맹동지(일명 통동지), 좋은 시설이 있어 가족출조에 알맞은 사정지 등이 겨울풍광과 빙어낚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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