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개강을 하기도 전에 대학 신입생 환영회에서 폭탄주 10여 잔을 마신 신입생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기숙사에 입주해 곧 대학생활을 시작할 꿈에 부풀어 있던 젊은이가 속절없이 숨졌으니 다 키운 자식을 잃은 부모로서는 얼마나 애통스러운 일인가. 그를 이끌고 가 술을 먹인 선배들도 고개를 들 수 없을 것이다.신학기만 되면 음주사망사건이 발생한다. 신입생 환영회, MT, 동아리모임 등에서 신고식이라는 명분으로 사발주 폭탄주를 돌리는 잘못된 음주문화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일반 직장인들도 견디기 어려운 폭탄주를 이제 갓 성인이 된 사람들에게 마시게 하고, 마시지 못하면 웃음거리로 만들거나 남녀 불문이라며 여학생들에게도 강권하는 풍조가 번져 있다. 그런 일은 이번 사건에서 보듯 살인행위나 다름없는데도 꼭 치러야 할 통과의례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남학생의 94.3%, 여학생의 91.4%가 술을 마신다니 성인의 음주비율 63.3%를 훨씬 능가하는 셈이다. 사회 전반의 잘못된 음주문화가 대학생들에게 그대로 전파된 데다 주머니 사정이 나아진 학생들이 많고 회식기회도 잦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한 대학은 3년 전 신입생환영회에서 폭탄주를 마신 학생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신입생은 입학 후 일정기간 대학당국이 운영하거나 감독하는 기숙사에서만 생활하게 하고 있다. 유족들에게 보상금까지 지급했다. 남의 일이 아니다. 이번에 숨진 학생은 기숙사입주자였으니 대학에도 일정한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학생들의 잘못된 음주행태를 보고만 있을 경우 큰 낭패를 당할 수 있으므로 대학은 생활지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대학생들 스스로가 음주문화 개선에 힘써 꽃다운 나이에 술 때문에 목숨을 잃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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