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경남 함양군 지리산자락에서 제도권 대학 교육에 대한 도전이 시작된다. 국내 최초의 대안 대학인 '녹색대학'이 개교를 앞두고 있다.녹색대학 초대 총장으로 내정된 서울대 물리학부 장회익(張會翼·65·사진) 교수는 정년 퇴임을 불과 한 학기 남겨둔 채 학교를 떠나기로 했다.
장 교수는 그러나 "연구실과 강의실에서 머리로만 생각해온 것들을 현실에서 적용 가능한지 드디어 확인하게 됐다"며 30년 이상 몸담은 서울대를 떠나는 아쉬움을 달랬다.
장 교수는 "녹색대학은 생태 및 환경을 중심으로 기존 생활 문명에 대한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는 실험대이자 오랫동안 몸담아온 대학을 비롯한 교육 전반에 대한 변화를 모색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수능 성적을 무시하고 1박2일에 걸친 심층 면접으로만 선발된 학부생 35명이 꾸려갈 대학 생활도 파격적이다. 환경친화적 공동생활체와 대학이 결합된 모습이다. 학부생들과 전임 교수들이 생태마을을 조성해 농사, 집짓기 등을 몸으로 체험하면서 최소한의 자급자족이 가능한 공동생활체로 살아가게 된다.
장 교수는 "커리큘럼을 짜거나 기숙사, 식당 등의 운영도 학생들이 주도하는 등, 기존의 대학과는 180도 다른 체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입생 7,8명은 벌써부터 폐교를 리모델링하며 학교 터를 닦고 있다.
장 교수는 자신의 '온생명' 사상 등을 '물질, 생명, 인간:과학의 눈으로 본 세계'라는 과목을 통해 전달할 계획이다.
이정우 철학아카데미 원장, 장 원 전 대전대 교수, 자연의학자 양동춘, 환경철학자 한면희씨 등도 녹색대학의 강사진으로 참여한다. 장 교수는 "녹색대학은 지식과 감성, 생활, 영성을 포괄하는 전인 교육을 지향하는데 그 중 지식을 담당한다"며 "인간됨과 학문적 지식을 갖춘 문명 치료사를 배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문향란기자 사진 배우한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