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예술가 정창모(72)를 비롯한 대표적 조선화(朝鮮畵)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보여주는 전시회가 열린다. 조선미술협회(회장 신동훈) 주관으로 17∼23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신관에서 열리는 '조선화 최고 화가전'이다.정창모를 비롯해 역시 인민예술가인 선우영 정영만, 공훈예술가 황영준 오영성, 평양미대 교수 김상직, 그리고 운보 김기창 화백의 동생으로 지난해 8월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공훈예술가 김기만 등 7명의 작품 34점이 출품된다.
정창모는 전시회 도록에 실린 '조선화의 특징'이란 글에서 "고구려 무덤 벽화로 거슬러 올라가는 조선화는 '함축'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몰골 기법, 선묘 기법과 같은 전통적 회화 형식을 발전시켜 왔다"고 말한다. 전북 전주 출생인 그는 세밀한 묘사와 부드럽고 유연한 색채의 풍경화, 정물화로 북한 미술의 최고 대가로 꼽히는 인물. 2000년 8월 이산가족 1차 상봉단의 일원으로 방한했으며 당시 대규모 국내 개인전이 계획됐다가 스스로 전시 작품의 진위에 의문을 제기해 무산된 적도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그의 2002년 작 '인호대의 폭포 구경'과 '가을 향기' 등 6점이 출품된다. 북한의 5원짜리 화폐에 실린 '금강산'의 작가 정영만, 호랑이 그림 등 세화(細畵)에서 독특한 개성을 보여주는 선우 영 등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전시는 1988년부터 20여 차례 북한을 왕래하면서 직접 이들을 만나 작품을 모아 온 신동훈씨에 의해 성사됐다. 신씨는 "지난해에만 네 번 북한을 방문해 작가들과 만났다. 그들과 접촉하면서 힘들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붓을 놓지 않고 예술혼을 불사르는 감동적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워싱턴에서 새스코 화랑을 운영하면서 이들의 작품을 전시해 왔고 2001년에 조선미술협회를 창립했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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