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3·슈페리어)가 올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오픈전인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총상금 500만달러)에서 아깝게 준우승에 머물렀다.역전우승을 노리던 최경주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코스(파 73)에서 열린 대회최종라운드에서 이븐파 73타(버디 3개 보기 3개)를 쳐 최종합계 23언더파 269타로 마감, 로코 미디에이트(미국)와 공동 2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3위 어니 엘스(남아공)는 이날 6타를 줄여 31언더파 261타의 PGA투어 72홀최소타신기록을 작성하며 시즌 첫승을 거머쥐었다. 종전 72홀최소타기록은 1998년 존 휴스턴이 하와이오픈, 지난해 마크 캘커베키아가 피닉스오픈에서 각각 작성했던 28언더파이다. 우승상금은 100만달러.
3라운드까지 엘스에게 불과 2타 뒤진채 단독 2위를 달리던 최경주는 상승세를 타며 막판 대역전극을 예고했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 선보였던 신들린듯한 퍼팅감각이 살아나지 않아 엘스의 벽을 넘지못했다. 전반 9홀에서 엘스가 1타를 줄인 반면 최경주는 이븐파에 그쳐 스코어가 3타차로 벌어졌다.
그러나 최경주는 10번(파4 354야드) 11번홀(파3 164야드)에서 줄버디를 낚으며 25언더파로 엘스를 1타차로 추격,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듯했다. 12번홀(파4 373야드)에서 최경주의 4m짜리 버디퍼팅이 컵을 스쳐지나갔고 엘스는 절묘한 어프로치샷을 핀 1m부근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다시 2타차로 벌어진 가운데 13번홀(파4 407야드)에서 최경주는 퍼팅난조로 3퍼트를 범하며 보기로 홀아웃한데 이어 14번홀(파4 305야드)에서 어프로치샷을 홀컵에 붙이는 데 실패한 후 3퍼트로 또다시 보기를 범했다. 13번홀에서 파, 14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엘스와의 격차가 5타로 벌어지며 사실상 승부가 판가름났다.
최경주는 이날 '드라이버샷은 쇼이고 퍼팅은 돈이다'는 골프의 속설을 절감해야했다. 최경주는 이날 3라운드보다 10개나 많은 35개의 퍼트를 기록, 퍼팅난조가 결정적인 패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경주는 세계랭킹 1,2위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이상 미국)을 제외하고 지난해 투어우승자 36명이 총출전, 메이저대회에 버금가는 시즌 개막전인 이번대회에서 선전, 올시즌에도 거센 황색돌풍을 예고했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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