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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 교수들 "논문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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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 교수들 "논문 스트레스"

입력
2003.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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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적평가제 강화, 계약제 도입 등으로 생존경쟁이 치열해진 교수 사회가 '논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교수 업적평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구 실적에 대한 판단이 논문 편수에 좌지우지 되기 때문이다.■논문에 목매는 교수들

"논문 편수가 교수의 능력과 동일시되는 분위기다. 경쟁서 살아남자니 논문 편수 채우기에 안달복달하게 된다." 서울의 한 사립대 김모(사회대) 교수는 논문에 대한 중압감이 만만치 않다고 털어놓았다. 논문 편수 부족 등 연구실적 저조를 이유로 승진심사에서 탈락하는 선배, 동료 교수들이 속출하는데 따른 위기의식이다. P대 전임강사 박모(38)씨는 지난달 말 승진심사에서 탈락했다. 학교측이 밝힌 탈락 사유는 논문 등의 연구실적 부족이었다.

■실적 잣대는 논문 편수

연세대 이과대는 승진에 필요한 최소 논문 요건으로 국제저명학술지 1편을 포함해 국내외 전문학술지에 4편 이상을 발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양대 공대에서 부교수로 승진하려면 국제 저명학술지에 1편, 국내외 전문학술지에 3∼4편의 논문을 게재해야하고, 성균관대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국내외 전문학술지에 단독으로 3편 이상을 발표한 수준은 돼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이 승진의 최소 요건으로 국제저명학술지 또는 국내외 전문학술지에 해마다 1∼2편의 논문을 발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학관계자들은 그러나 "승진심사에 통과하려면 최소 기준의 2∼3배 실적이 요구된다"고 전하고 있다. 한양대는 지난해 승진탈락률이 18%에 달했다. 성균관대는 지난 학기 승진탈락률이 44%이고, 현재 진행중인 승진 심사에서도 대상자 106명 중 약 40%가 탈락할 것으로 보인다.

승진에 탈락하는 주된 이유는 논문 연구 업적의 저조. 오랫동안 연구해 내놓은 수백 페이지짜리 저서도 질적 평가가 어렵다는 이유로 대학들이 업적 평가에 반영하기를 꺼리는 실정이다. 때문에 컴퓨터공학 중 소프트웨어분야 전공자처럼 논문 발표가 쉽지 않은 전공까지도 '논문'에 목숨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대학이 논문의 양적 평가에만 매달리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연구 강조하다 교육 소홀 우려도

교수들은 논문 스트레스가 연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수긍하고 있다. 하지만 일률적으로 연구만 강조하다보면 대학의 또다른 역할인 교육을 간과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교수노조 박거용(朴巨用·상명대 사범대 교수) 부위원장은 "학기중에도 논문 편수 채우기에 쫓기다보면 강의 등 교육적 측면이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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