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극비 귀국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금강산 육로관광, 개성공단 등 대북 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13일 오후 6시5분 중국으로 출국한 뒤 14일 방북한다.정·재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9월 출국한 뒤 근 4개월만에 급거 귀국한 정 회장이 현대와 북한간 특수 관계를 활용해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북한측 의중을 비공식적으로 탐색하는 역할을 정부로부터 부여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 회장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9일 북측으로부터 14일에 만나자는 초청장을 받았다"며 "김윤규사장 등과 함께 4∼5일 정도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방북 기간에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김용순 위원장 등 고위급 인사들과 만나 대북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금강산에 들러 현지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 시점에서 전격 귀국한 배경에 대해 "현대아산에서추진 중인 금강산 육로 관광과 개성공단 개발 사업이 잘 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어려움에 봉착했다"며 "북한으로부터이와 관련해 만나자는 제의가 와서 귀국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초청주체가 아태평화위원회이고 순수 사업 목적으로 방북하기 때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현대상선의 '대북 4,000억원 지원설'에 대해 "금액은 자세히 알고 있지 않으나 당시 현대상선이 유동성문제로 자금을 빌렸던 것"이라며 "그 후 (현대상선의) 자금사정이 호전돼 갚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문제와 관련, 그는 검찰에서 소환할 경우 수사에 협조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회피했다.
관심을 끌고 있는 경영 복귀 문제에 대해 정 회장은 "현경영진이 잘하고 있다"며"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건설 등 대북 사업에만 전념할 계획"이라고 말해 곧 경영에 복귀할 것이라는 추측을 부인했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7시20분께 현대 계동사옥으로 출근한 뒤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과 30여분 동안 대북사업 관련 회의를 갖고 신임 계열사 사장단과 인사를 나눈 뒤 9시30분께 통일부를 방문해 정세현 장관과 면담했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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