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단말기 보조금 부분허용, 공기업 민영화 계획 수정 등 정책 변경으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13일 코스닥시장에선 텔슨전자, 세원텔레콤, 스탠더드텔레콤 등 단말기 관련 업체들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팬택도 5.6%의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가 3월부터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 IMT-2000 단말기, 재고 단말기 등에 대해 보조금 지원을 허용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용상민 연구원은 "정부의 단말기 보조금 부분허용은 관련 종목의 가격 경쟁력에 메리트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보조금 허용대상과 시기 등이 확정되지 않아 성급한 투자는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대우증권 양성욱 연구위원은 "알려진 대로 PDA 등 일부 단말기에 대해 보조금 지급이 허용될 경우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도 이날 보고서에서 단말기 보조금의 부분허용이 이동전화업체 및 단말기 제조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진단했다. 김희연 연구원은 "정부가 그동안 엄격하게 지켜온 단말기 보조금 금지 원칙을 완화한 것은 국내 업체들의 단말기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국내 단말기 사업자들의 내수 비중이 낮기 때문에 실적 증가 요인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선 정부가 소비자 편의 등을 내세워 보조금 지급을 부분 허용키로 결정했지만, 경쟁이 치열한 통신시장에서 사업자들이 법망을 교묘히 피해 가며 보조금을 지급할 경우 잦은 휴대폰 교체에 따른 자원낭비 문제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가스공사 주식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현재 진행 중인 민영화 계획을 전면 수정할 것이라는 소식에 힘입어 11.66%(2,250원) 급등했다. 최근 가스공사는 배당락 이후 9거래일간 8일이나 하락하는 심한 조정을 받았지만, 이 같은 저가 메리트에다 민영화 계획 수정소식이 더해지면서 주가에 모멘텀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한국가스공사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6개월 목표주가를 2만6,500원에서 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송준덕 팀장은 "해외 메이저회사와의 전략적 제휴 가능성과 이익의 질 등을 감안, 올해 이익 예상치를 7%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인수위의 민영화 계획 수정 방침에 대해 우리증권 이창목 연구원은 "가스공사의 도입·도매 부분을 3개로 분리해 이 중 2곳을 매각하는 방식의 민영화는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에 부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판단됐다"며 "기존 민영화 방식이 수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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