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文喜相) 의원의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사실이 의외의 '유출 사고'로 일찍 발표되면서 '또 다른 비서실장'인 신계륜(申溪輪) 당선자 비서실장 사이와의 역할 분담이 주목을 끌고 있다. 1997년의 정권 인수 과정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임명한 김중권(金重權) 당선자 비서실장이 처음부터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로 간주됐던 때와는 사뭇 다르다.신 실장은 문 내정자 발표 직후 비서실장 기능의 중복을 우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사의를 표명했으나 "이제까지 추진해 오던 일이 있으니 그대로 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문 내정자는 "내가 당선자 주변에 자주 나타나면 인수위 활동이 위축될 수 있는 만큼 가급적 인수위에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문 내정자는 인수위 업무에는 관여하지 않으면서 청와대 비서실 개편 및 수석의 인선, 총리 등의 인사청문회에 대비한 야당의 협력 유도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문 실장은 12일 "노 당선자와 청와대 비서실 운영 문제를 협의할 것이며 국회와의 관계를 푸는 일은 비서실장의 고유 업무가 됐다"고 말했다.
신 실장의 경우는 새 정부 출범 따른 인선 및 정책 조율, 북한 핵 사태 등 시급한 현안에 대한 대처 등에서 노 당선자를 보좌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때문에 청와대 비서실을 제외한 인선작업을 위해 기본 자료를 준비하는 일을 주로 맡게 된다. 신 실장은 또 당선자 비서실과 인수위 사이의 업무 관계를 조정하는 한편 북한 핵 사태 대처 과정에서 태스크포스를 운영하는 문제에서도 노 당선자를 돕고 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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