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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분의 기적"… 이형택, 세계의 벽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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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분의 기적"… 이형택, 세계의 벽 넘다

입력
2003.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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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멎을 듯한 대역전 드라마였다. 이형택은 두 차례의 타이브레이크가 연출되는 2시간37분간의 혈투 끝에 세계 4위 후앙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을 격침시켰다. 대회 예선을 통과, 본선 결승에 올라 우승하기는 아디다스 인터내셔널 대회 117년 사상 처음이다.2000년 시드니 올림픽 1회전에서 매치 포인트를 먼저 잡고도 1―2로 페레로에게 역전패했던 이형택은 이번에는 정반대 상황을 연출하며 설욕했다.

초반의 주도권은 페레로가 잡았다. 긴장한 탓인지 1세트를 4―6으로 내준 이형택은 2세트 들어 공격적인 플레이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서브 앤 발리로 네트를 장악, 페레로의 서비스 게임을 잇따라 따내 5-2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페레로의 반격에 덜미를 잡혀 게임 스코어 6―6의 듀스를 허용했다. 이어 열린 타이브레이크에서도 6―6까지 갔지만 서비스 에이스와 페레로의 실책을 엮어 8―6으로 승리, 2세트를 게임스코어 7―6으로 가져 왔다.

마지막 3세트. 이형택은 초반에 0―3으로 끌려갔지만, 페레로가 자신의 서비스 게임에서 3개의 더블 폴트를 범하면서 재기의 기회를 잡았다. 다시 5―6으로 뒤진 상황에서 페라로가 한 개의 샷만 성공하면 게임이 끝나는 매치 포인트에 몰렸지만, 이형택은 상대의 리턴 샷 실수로 위기를 모면, 승부를 타이브레이크로 몰고 갔다. 이어 페레로의 첫 서비스를 브레이크, 3―0으로 앞서 나갔다. 6―4의 상황에서 11번째 게임이자 두번째 매치 포인트에서 5차례의 랠리 끝에 페레로의 포핸드 샷이 사이드 라인을 벗어났다. 이형택은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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