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天/최하림
언듯언듯 햇빛이 내리고
돌바람 불고 잔가지도 꺾인
나무들이 띄엄띄엄 들어선
겨울 들판으로 가고 있습니다
궁시렁 궁시렁 가고 있습니다
하늘은 춥고 다다미는 더
추웠다고 흑룡강보다도
흑룡강의 쇠기러기떼보다도
추웠다고 눈이 아프고 잘
잤느냐고 나무와 굴헝에게
물어볼 수도 없다고
■시인의 말
내가 좋아하는 말 ― 살아있다는 것은 이별과 범죄에도 불구하고 기뻐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유형지는 또 하나의 가능한 나라에 대한 증언이 될 것이다.
■약력
1939년 전남 목포 출생 196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우리들을 위하여' '겨울 깊은 물소리' '작은 마을에서' '속이 보이는 심연으로' '굴참나무 숲에서 아이들이 온다' '풍경 뒤의 풍경' 등 이산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조연현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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