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유엔 고위급 인사들이 잇따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전 계획을 신랄하게 비난했다.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전 유엔 사무총장은 부시가 이라크 망상에 사로잡혀 걸프 지역에 대한 미국의 진의를 의심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갈리 전 총장은 11일자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이라크가 이제 인접 국가들에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라크전은 필요성이 결여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시가 이처럼 위협이 사라졌는데도 19∼20세기의 제국주의 국가처럼 어떠한 대가를 치르고라도 전쟁을 하려 한다면서 "이라크전 불사론은 저의가 이라크의 석유를 겨냥한 것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데니스 할리데이 전 유엔 이라크 인도주의 프로그램 사무국장도 이날 포르투갈 언론과의 회견에서 "미국은 유엔 무기사찰단이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하더라도 기필코 이라크전을 감행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분명 야망이 다른 곳에 있다. 내 생각으로는 미국이 무슨 구실이든지 잡아 사찰 결과와는 상관 없이 이라크를 침공할 것"이라며 "부시는 최대 석유 생산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를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느껴 제2의 석유 생산국인 이라크를 장악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할리데이는 1998년 유엔의 대(對) 이라크 제재 유지 결정에 항의해 이라크 인도주의 프로그램 사무국장직을 사임했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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