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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北 배짱으로 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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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北 배짱으로 될 일이 아니다

입력
2003.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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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핵확산 금지조약(NPT) 탈퇴선언에 이어 미사일 시험발사 재개를 시사하는 등 핵 위기수위를 높여가면서, 관영매체와 대중동원을 통해 내부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평양에서는 11일 NPT 탈퇴선언을 지지하는 100만 군중집회가 있었다. 노동신문은 12일자 사설에서 "미국이 새로운 압력을 행사한다면 더 강한 자위적 조치로 맞설 것"이라 말했고, 평양방송은 11일 "적과의 대결에서 배짱이 중요하다" 면서 "뱃심이 강하면 파멸도 승리로 만들 수 있고 고난도 번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선동했다.북한이 본격적인 핵 협상을 앞두고 긴장의식 고취를 통한 내부단결을 도모하는 것은 예상된 수순이다. 하지만 김정일 체제의 안보를 위해 인민을 인질삼아 위험하기 짝이 없는 벼랑 끝 협상에 나서는 것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북한 주민들은 1990년대 경제난으로 인한 고난의 행군에 이어, 또 다시 근본적인 삶을 위협받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핵 위기가 고조되면 될수록, 북한 주민의 생활이 핍박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북한 지도부는 자신들이 잇달아 취하고 있는 핵 위기 카드가 미국과 국제사회를 그다지 압박하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이 시간에 쫓기고 있음을 간파했으며, 급한 나머지 무모한 선택을 거듭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평화적 방법을 통해 문제의 해결을 주도적으로 중재하고자 하는 한국의 설 자리를 좁히고 있음을 절실히 깨달아야 한다.

북한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핵 문제의 일괄타결을 위한 미국과의 대화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막가파식 위기고조와 상투적인 군중동원과 선동전술은 문제의 해결을 꼬이게 할 뿐이다. 북한은 구태의연한 전략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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