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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委 국민제안센터 개소/"내 생각은… " 民意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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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委 국민제안센터 개소/"내 생각은… " 民意 폭주

입력
2003.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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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녀석이 쓴 신용카드 연체금이 이자에 이자를 낳아 평생 갚아도 못 갚을 지경입니다." 10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1층 국민제안센터를 찾은 아파트 경비원 A씨는 한숨을 쉬며 미성년자 카드 발급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절절하게 써 내려갔다. 전직 공무원 B씨는 서울 시내 한 경찰서장을 "검찰 개혁에 적합한 인사"로 법무부장관에 추천했다. 첨부한 관련 서류만 A4 120장 분량.이날 오전 10시 문을 연 국민제안센터에 첫날부터 '민의'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국민제안센터는 인수위 국민참여센터본부가 인사와 정책에 관한 국민의견을 국정에 반영하기 위해 만든 현대판 신문고. 오후 5시까지 인터넷(www.knowhow.or.kr)을 통해 703건의 정책제안과 187건의 인사추천이 접수됐고, 직접 인수위를 찾아 제출한 경우도 223건이나 됐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가 이날 개소식에서 "(국민제안은) 직접 찾아가고 만나 의견을 듣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을 반영하듯 제안·추천서 접수 후에도 직원을 붙잡고 개혁을 호소하는 시민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공무원 정책 제안도 53건이나 돼 공직 사회 내부의 기대를 알게 했다.

정책제안 중에는 우리 사정에 적합한 외국 사례를 들거나 상당한 수준의 전문지식을 발휘한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브라질 제도 등을 소개하며 투표자에게 입사 시험 등에서 인센티브를 주고 투표를 거른 사람에게는 자원봉사 명령을 내리자는 투표율 제고책 제안이 눈길을 끌었다. 통합적 사회복지·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논문 수준의 제안도 눈에 띄었다. 자녀를 잃은 부모의 애끓는 정책 제안도 있었다. 실종자 등록센터와 전산망을 만들어 실종자를 처음 보호하는 공무원이 반드시 인적 사항은 물론, 동영상까지 등록하도록 하자는 내용이었다.

인사 추천에서는 평생을 농민운동에 헌신한 운동가가 농림부 장관으로 추천되는 등 의미 있는 제안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18개 부처 장관이 고루 추천됐지만 아직 자천(自薦)은 없다고 한다. 인수위는 인사 추천자와 피추천자의 구체적인 신분은 철저하게 감출 방침이다. 언로가 막힐 것을 우려해서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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