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10일 오전 인수위 집무실에서 30여분간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를 면담했다. 지도부 자진사퇴 등을 둘러싸고 여권 신·구주류간 갈등이 고조돼 있는 시점이어서 관심이 집중됐다.면담이 끝난 뒤 배석했던 민주당 문석호(文錫鎬) 대변인은 "노 당선자가 '대표는 이쪽도 저쪽도 아닌 한 가운데 계신 것 같다. 당의 변화와 개혁은 필요하지만 당내 문제는 내가 간여할 성질이 아닌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나는 맘을 비웠다"며 "조정자로서 당의 개혁을 책임지고 완수하겠다"고 답했다고 문 대변인은 밝혔다. 한 대표는 특히 "끝까지 대표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물러나겠다"며 자진사퇴는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한 대표는 "지구당을 폐지하고 연락소로 개편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냈으나 노 당선자는 "원내정당화를 하면 원외 위원장들이 착근하기 어렵고 특히 영남지역은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또 "민주당 창당 이후 외부 인적 자원 수혈이 없었는데 계속 노력해야 한다"며 "노 당선자가 정면 돌파했듯이 영남권의 교두보 확보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이 회동은 한 대표가 외교부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전 당선자 집무실이 있는 정부중앙청사 별관에 온다는 것을 안 노 당선자측이 전날 먼저 제안해 이뤄졌다.
/신효섭 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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