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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NPT탈퇴 선언 / 북한 의도·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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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NPT탈퇴 선언 / 북한 의도·전망

입력
2003.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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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 선언은 미국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재촉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은 긴장 수위를 최대한으로 높이고 이를 지렛대로 유리한 국면에서 대미협상을 갖기 위해 초강수를 둔 것이다.미국이 대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대북 불가침을 공식 보장해 줄 수 있다고 밝힌 직후 기습적으로 선언이 나왔다는 점도 이런 관측과 무관하지 않다. 이라크 문제를 처리한 다음에 북한 문제를 다루겠다는 미국의 계획에 대해 허를 찌른 것이다. 이라크 전쟁에 손발이 묶여 있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몰아붙이겠다는 의도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관 추방 결정에 이어 29일 외무성 담화에서 "미국이 제네바 합의문까지 파기하기 시작함으로써 NPT상의 특수지위마저 위태롭게 됐다"고 밝혀 이미 NPT 탈퇴를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북한은 한·미·일이 정한 금지선(Red line)에 바짝 다가섰다. NPT탈퇴는 사실상 국제사회의 법적 제도적 규제를 받지 않고 핵 개발을 하겠다는 의사표시와 다름이 없다. 더욱이 북한은 NPT탈퇴가 즉각 발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IAEA는 2차 대북결의안을 채택해 북한 핵 문제의 유엔 안보리 상정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북미관계도 반전을 거듭하며 또 다시 위기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도 이 같은 점을 의식,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핵 무기를 만들 의사가 없다"는 메시지를 성명에 담았다.

여러 정황들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북한의 계산된 협상전략이다. 정부 당국자은 "북한의 선언은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에서 나온 성명이 기대치에 못 미친데 대한 불만의 표현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미국이 핵 위협을 걷어 치운다면 핵무기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조·미 사이에 별도의 검증을 통해 증명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고 언급하며 핵 사찰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음을 내비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성명을 통해 다시 중유공급 문제를 언급함으로써 에너지난이 심각해지고 있음을 재차 강조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성명은 강경과 온건의 내용을 모두 담았다"며 "북한은 모험적 행동을 통해 조성된 위기를 활용, 대화의 시기를 앞당기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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