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10일 북한 핵 문제 해결 등 한미 현안 조율을 위한 대미 특사로 정대철(鄭大哲) 민주당 최고위원을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방미 시기는 23일 존 볼튼 미 국무부 국제안보담당 차관의 방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노 당선자는 정 특사를 통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정 특사와 동행할 방미단은 대부분 노 당선자의 대북·대미관을 이해하고 미국 사정에도 밝은 인사들로 짜여졌다. 우선 정 특사는 미국 미주리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국방위에서 주로 활동해온 미국통이다. 민주당 유재건(柳在乾) 의원은 당초 특사 임명설이 나돌기도 했던 노 당선자의 외교참모다. 윤영관(尹永寬) 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 간사는 노 당선자가 당선 직후 별도로 불러 인수위 간사직을 요청할 만큼 신임이 두텁다. 문정인(文正仁) 연세대 교수는 현 정부 햇볕정책의 성안자 중 한 명으로, 6·15 정상회담때 방북단으로 평양을 다녀오기도 했다. 위성락(魏聖洛) 장관보좌관은 외시 13기의 선두주자로 외교부 북미과, 주미 대사관 정무참사관을 역임해 미국 사정에 정통하다.
방미단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추미애(秋美愛) 의원은 노 당선자와 호흡이 맞는 개혁인사 중 한명이다. 하지만 추 의원 발탁에는 전문성보다 '여성 몫' 을 감안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번에 외교관들이 배제된 것은 새 정부에 걸맞는 인사로 진용을 꾸려 차제에 새로운 외교관행을 시도해보려는 측면도 있다는 게 인수위측 설명이다.
방미단의 역할은 미국과 구체적인 대북 외교수단 등을 논의하기보다는 차기 정부의 대북 정책 및 북핵 해법 구상을 미국측에 설명하고 부시 행정부에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정 특사 역시 "노 당선자가 어떤 사상과 철학, 외교적 방향을 갖고 있는 지를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방미단은 또 미국 양당 지도자들을 비롯해 많은 조야 인사들과 접촉, 노 당선자의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 미국내의 반한(反韓) 분위기 진화에도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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