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현명한 도시, 환경적으로서 가장 성공한 도시, 아름답고 쾌적한 도시, 꿈의 도시, 희망의 도시, 미래의 도시…. 브라질 남부 파라나 주 주도인 쿠리티바 시에 쏟아지고 있는 찬사들이다. 1990년대 이후 유엔 환경계획(UNEP)등 환경관련 국제기구 들과 각국 언론은 빈민과 오염과 범죄로 들끓던 쿠리티바의 변신에 놀라 이런 최상급 찬사를 퍼붓고 있다. 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UNEP가 주는 '환경과 재생' 상을 비롯해 갖가지 도시경영 우수상을 독차지했다.■ 쿠리티바가 세계의 부러움을 사는 생태도시로 다시 태어난 것은 도시 교통체제를 버스중심으로 개편하고, 나무를 심고, 쓰레기를 줄인 세 가지 노력의 결실이다. 1950년대 인구 20만명을 밑돌던 쿠리티바도 산업화 과정에서 생겨난 빈민들의 유입으로 인구가 100만명을 넘자 전형적인 도시병에 걸렸다. 이 병을 고친 사람은 34세의 건축가 시장이었다. 저비용 고효율 경영을 모토로 한 그는 최우선 '시내버스의 지하철화' 정책부터 시행하였다. 버스 소통 최우선이 모든 교통행정의 1번 항목을 차지했다.
■ 그 다음은 쓰레기 줄이기 시책. 신문지 페트병 같은 재활용품을 가져오는 주민이나 학생들에게 도시 근교의 잉여농산물이나 과자를 4대 1의 비율로 바꾸어주었다. 음식물 쓰레기도 5봉지면 야채나 과일 한 바구니가 된다. 재활용 쓰레기 처리는 빈민과 장애자들 몫으로 돌려 저소득층 생계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사료나 유기질 비료 원료로 활용한다. 학교와 유치원에서는 어린이들에게 이 천연비료를 직접 사용해 야채를 길러보게 하는 환경교육도 시킨다.
■ 다음은 숲 가꾸기. 땅이 있으면 어디건 나무와 꽃을 심었다. 허가 없이 나무를 베면 60만원의 벌금을 물리고, 정원에 수목을 잘 가꾼 주택에는 가옥세를 면제해 주어 숲의 소중함을 체감케 하고 있다. 도시면적의 18%가 공원과 숲으로 변한 것이 우연이 아니었다. 충청지역에 조성될 행정수도는 쿠리티바를 모델로 한 생태도시로 꾸밀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고층 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인 도시인들에게는 샘물같이 청량한 뉴스다. 새 도시만 그렇게 가꿀 것이 아니라, 서울 부산 같은 대도시를 그렇게 바꿀 생각은 없는지 묻고싶다.
/문창재 논설위원실장 cjm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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