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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올 승진잔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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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올 승진잔치는 없다"

입력
2003.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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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조용한 인사시즌을 보내고 있다. 실적만 보면 승진잔치로 술렁여야 하는데 분위기는 반대다. 우선 올해 인사 폭이 좁아졌다. 이라크전, 북핵 문제, 경기회복 지연 등이 분위기를 경직시키는 이유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고, 재벌개혁이 화두인 점도 인사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10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대기업 인사의 큰 특징은 소폭 인사 속에서도 신-구의 조화를 꾀한 점이다. 간판급 최고경영자(CEO)들은 대부분 유임됐다. 어려운 경영환경 탓에 경영 안정을 위해 물갈이를 자제했다. 이번 주말이나 휴일에 있을 삼성 인사에서도 사장단은 1∼2명을 제외하곤 유임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무급 임원진과 사장단에는 젊은 세대가 다수 등장했다. SK 신규 임원의 평균연령은 44세, LG 부사장 12명은 40대였다. 연공서열 인사로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삼성은 삼성전자 10조원을 포함, 지난해 65개 계열사가 15조원대의 세전 순이익을 올렸다. 실적만 보면 인사잔치가 있을 법하지만 인사규모는 지난해 수준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임원 319명과 사장단 2명이 승진했다.

LG는 지난해 12월 계열사별 인사가 마무리 됐으나 임원 승진은 지난해 초의 110여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1년 성과만으로 평가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역할과 능력을 고려하는 바람에 승진 폭이 좁아졌다는 게 LG측 설명이다. SK는 신규 임원 49명을 포함, 모두 60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신규 임원 60명을 비롯한 77명 승진인사에 비하면 인사 폭은 줄었다. CEO 승진은 SK케미칼 홍지호 사장이 유일하다. 부사장 승진도 없어 지난해 사장 3명, 부사장 6명 승진과 대조된다. 회사측은 "상장 계열사 모두 흑자를 내 경영성과가 크게 호전됐지만,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위기 의식을 갖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에 이어 4개월만에 인사를 한 현대차는 12명의 사장단 인사를 했다. 반면 한화는 대한생명 인수에 따라, 한진은 후계 경영의 가시화에 따라 인사폭이 다소 커졌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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