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타르 프렌츠 지음·이현정 옮김 생각의 나무 발행·1만5,000원근대 고생물학과 비교해부학의 창시자인 프랑스의 조르주 퀴비에는 1819년 "앞으로 새로운 종의 포유류를 발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성급한 속단이었다. 그가 살던 시대에만 흰코뿔소, 말레이맥, 코알라, 오리너구리, 바늘두더지 등이, 이후에도 오카피, 산고릴라 등이 잇따라 발견됐다.
알려지지 않은 동물을 보았다는 목격담은 흔히 무시되기 일쑤지만 조르주 퀴비에의 오류에서 보듯 쉽게 단정할 일이 아니다. 독일 언론인 로타르 프렌츠가 쓴 '그래도 그들은 살아있다'는 새로운 동물의 목격담에 귀기울이면서 언젠가 그 존재가 확인되리라는 기대로 발자국과 뼈, 퇴적분비물 등을 추적하는 신비생물학에 대한 책이다.
신비생물학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예는 실러캔스. 학계는 실러캔스가 6,500만년 전 공룡과 함께 멸종했다고 보았다. 그러나 1938년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스트런던의 자연사박물관에 특이한 물고기가 잡혔다는 전화가 오면서 그 생존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몸길이는 1.5m, 가슴과 배지느러미는 크고 파란 색이었다. 화석으로나 보던 실러캔스가 확인되자 세계가 뒤집혔다. 실러캔스는 그 뒤 남아공 인근 바다는 물론 멀리 인도네시아에서도 잡혔다.
베트남 밀림에서 발견된 동물 이야기도 흥미롭다. 생물보호단체 세계야생생물기금(WWF)의 위임을 받은 동물학자 존 맥킨넌이 92년 5월 부쾅지역에서 발견한 동물의 뿔과 베트남 학자의 추가 탐사 및 주민들의 목격담 등을 종합한 결과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는 '부쾅소'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96년에는 가까운 곳에서 '에드워드꿩'도 발견됐다.
이 책에는 이밖에 피그미코끼리, 나무타기캥거루 등 존재가 확인된 희귀동물의 이야기는 물론 오랫동안 주민들의 입을 통해 전해져 내려왔으나 아직 확인되지 않은 신비한 유인원인 '예티''빅풋''추추나스' 등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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