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9일 중기(2∼3년) 물가안정 목표 수준을 종전 2.5%에서 2.5∼3.5%로 상향 조정하고 올해 물가안정 목표는 지난해와 같은 2.0∼4.0%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한은은 또 이달 중 콜금리 운용 목표를 현수준인 연 4.25%로 동결하기로 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03년 통화신용정책 운영계획'과 '1월 중 통화정책 방향'을 의결했다.
박 승(朴 昇) 한은 총재는 중기 물가목표 상향과 관련, "우리 경제의 중기적 물가상승률 추세가 2.5%를 다소 웃도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중기 물가목표를 유지하는 것은 성장둔화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총재는 또 "지난해말 물가가 농산물 가격과 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크게(전년 동월대비 3.7%) 올랐다"며 "향후 농산물과 유가, 공공요금, 임금 등의 동향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밖에 "실물경기는 양호하지만 경기 선행지수가 작년 11월부터 두달 연속 하락하는 등 체감경기는 상당히 나쁘다"며 "실물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는 설비투자 회복과 북핵·이라크 문제 해결시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소비둔화에도 불구하고 생산과 수출 등 실물경제가 견조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이라크전 발발 가능성, 북한 핵문제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콜금리 동결 배경을 밝혔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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