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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입문서 낸 前은행원 양한수씨/"뉴에이지 음악의 色을 느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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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입문서 낸 前은행원 양한수씨/"뉴에이지 음악의 色을 느끼세요"

입력
2003.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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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음악이 듣는 음악이라면 뉴에이지는 보는 음악입니다. 이미지와 색감이 느껴지죠."국내 최초로 뉴에이지 음악의 체계적 입문서인 '뉴에이지 영혼의 음악'(아침이슬 발행)을 펴낸 양한수(50)씨는 외환은행에서 22년간 근무하다 지점장급으로 퇴직한 은행원 출신이다. 음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음악잡지에 기고 한 번 한 적 없지만 어느날 출판사로 원고 뭉치를 들고 갔다. 하지만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 평론가 이상의 식견을 느끼게 된다.

양씨는 "이따금 일터에서 엉켜버린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나만의 음악이 더러는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10년여의 뉴에이지 편력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바쁜 직장생활 중 메모를 해왔던 것을 퇴직 후인 2001년부터 정리해서 책으로 냈다. 500여장의 클래식 음반과 비슷한 양의 뉴에이지 음반을 소장하고 있다. 마니아 기준으로 보면 결코 많은 양은 아니지만, 뉴에이지를 중심으로 클래식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의 이야기를 일상의 소재를 빌어 쉽고 진솔한 문체로 표현한 책에서는 그 이상의 내공이 느껴진다.

그가 많이 언급한 뉴에이지 음악의 색은 파란색. 영화 '그랑블루'의 암청색부터 '델마와 루이스'의 하늘색까지 사운드트랙을 들려준다. "흔히 뉴에이지 하면 조지 윈스턴, 앙드레 가뇽 등의 피아노 음악을 연상하기 쉽지만 그 범주는 훨씬 넓다"는 게 그의 말이다. 책에서 그는 뉴에이지를 크게 '뉴 어쿠스틱' '일렉트로―엠비언트'의 두 범주로 나누고 후자를 다시 7개로 세분화했다. 국내에 많이 들어온 것은 조지 윈스턴 류의 '뉴 어쿠스틱'이지만 그가 좋아하는 계열은 '일렉트로―엠비언트'이다.

양씨는 "체계적으로 분류해보고 싶었을 뿐이지 음악이 딱 잘라 나눠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퍼니처 음악이라 할까요? 집중해서 듣기보다는 가구나 벽지처럼 그냥 있는 주변의 소리를 그대로 즐기면 됩니다." 엠비언트를 설명하면서 그가 들려준 곡은 프랑스 작곡가 장 미셸 자르의 1978년 베스트 음반.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로 만든 음악을 듣다 보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방송 시그널이나 전시장에서 듣던 익숙한 멜로디가 퍼진다.

그는 "신디사이저는 '고전악기의 사생아'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장중함은 떨어지지만 다양한 음색의 실험이 가능하다"며 예찬론을 펼친다. 히말라야 등정을 형상화한 심비안의 음반 'The Skywatcher'를 들으면서 '결'에 대한 이야기로 나아간다. "신디사이저 소리의 결을 느껴보라. 뉴에이지의 감상 포인트는 색과 결이다."

"젊은이들의 동호회는 가기 쑥스럽고,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또래들은 음악 이야기를 하면 '소주나 마시자'라고 말하는게 아쉽다"는 그는 "뉴에이지는 머리를 식혀주는 데 제격이다. 음악이 넘치는 시대에 책이 작은 가이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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