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며 학문 연구에 몰두했던 한 여교수의 유가족들이 고인의 뜻을 기려 거액의 상속 재산을 학교에 장학금으로 기탁했다.숙명여대는 9일 지난해 4월 타계한 고(故) 박수선(朴秀善)교수의 유가족들이 장학금과 발전기금으로 4억원을 학교에 기탁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여성 최초로 약학박사학위를 받은 박교수는 1953년 숙대에 약학과를 창설한 이후 1985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32년간 약학대학장, 부총장 서리 등을 지냈으며 퇴임 후 학술원 회원을 역임했다.
그의 제자들은 그를 '호랑이 선생님'으로 부를 정도로 엄한 스승이었지만 일요일에도 6시간에 걸쳐 연속강의를 하는 등 열정을 갖춘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제자인 김안근 약대 교수는 "선생님은 정년퇴임식 때 제자들이 마련한 성금까지 다시 장학금으로 기탁하실 정도로 학교 사랑이 지극하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박교수의 조카인 유가족 대표 박성훈(51)씨는 "결혼을 포기하고 평생 학교와 학문만을 사랑했던 고인의 뜻을 기려 상속재산을 학교에 기탁하는 것이 가족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고모님도 이 소식을 들으면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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