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부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시행되면 재건축 절차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 사업추진이 원활한 강남지역 저밀도 재건축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같은 재건축 아파트마저 동반하락하고 있다. 이미 가격대가 높게 형성된데다 시장전망까지 불투명해져 매물은 많지만 수요는 거의 끊긴 상태. 전문가들은 재건축 아파트의 직접 투자는 은행이자도 못 건질 우려가 있다며 조심스런 접근을 당부하고 있다. 이는 재건축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는 잠실주공4단지의 직접투자수익률이 3년동안 최고 8%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한데서 잘 드러나고 있다.잠실주공 4단지 직접 투자수익률 5.8∼8.1%
5층짜리 아파트 54개동으로 구성된 잠실주공은 최근 재건축 조합원에게 추가부담금을 통보하고 이르면 상반기 중으로 이주와 철거를 진행하고, 일반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시내 5개 저밀도 지구 아파트 가운데 올들어 가장 먼저 분양에 나설 계획인데 부동산중개소에는 아직까지 매물이 수두룩하다. 직접투자자를 찾는 매물들로 최근 일주일 새만 1,000만원씩 빠져 17평형이 4억6,500만원까지 내려왔지만 매물은 빠지지 않고 있다.
부동산뱅크의 분석에 따르면 2006년 완공예정인 잠실주공 4단지의 아파트를 현재 시점에서 직접 매입할 경우 입주시점의 예상 투자수익률은 최고 8.1%를 넘지 않는다. 43평형에 입주하는 권리를 매입하는 경우, 아파트매입비(4억6,500만원)와 3년6개월간의 이자비용(1억520만원) 및 2억2,280만원의 추가부담금에서 무이자 이주비(1억1,000만원)의 이자수익(2,488만원)을 뺀 총비용은 7억6,811만원. 인근 공인중개사 등 전문가들에 따르면 완공시점의 아파트 가격은 약 8억3,000만원으로 예상수익은 6,189만원에 불과하고 비용대비 수익률도 8.1%로 나타났다. 인근의 우성아파트가 연간 5.5%씩 가격상승한다고 가정해서 비교한 수익률은 이보다 더 떨어진 5.2%로 나왔다. 추가부담금 6,890만원을 내고 34평형에 입주하는 권리를 매입하는 경우에도 투자수익률은 5.8%정도에 불과했다. 부동산뱅크 관계자는 "부동산중개소마다 매물이 쌓이는 것도 이 같은 투자수익률이 반영된 현상"이라며 "이미 오를대로 오른 저밀도 재건축 아파트를 현재 시점에서 매입하는 것은 다소 위험스런 투자"라고 조언했다.
재건축 시장 위축 전망
재건축시장 위축을 예고하는 갖가지 조치들도 재건축 투자에 신중을 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발효에다 서울시가 재건축 허용연한을 40년 이상으로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20년 내외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는 안전진단에서 대거 탈락해 투자메리트는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반면 현재 안전진단을 통과한 재건축추진 아파트는 반사이익을 얻어 오름세를 탈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와함께 새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시장 안정정책도 재건축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신규 분양가가 올라가면 재건축시장도 활기를 띨 수 있지만 분양가 제한에 대한 당선자의 의지가 강력한 만큼 당분간 재건축시장은 활기를 잃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