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먹는 김치찌개와 외식 단골메뉴 스테이크. 요리강좌를 듣는다면 어느 쪽을 더 많이 선택할까. 정답은 '김치찌개'다. 요리전문 케이블채널 '푸드채널'에서 지난해 홈페이지 유료 동영상 서비스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이용 양상을 조사한 결과 총 34개의 프로그램 중 밥, 국, 찌개 등 기본적인 요리법을 가르치는 '요리의 기초'이용률이 20%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채널매니저 김민영 팀장은 "외식문화가 워낙 발달해 화려하고 복잡한 요리는 웬만하면 사먹고 대신 일상에서 활용도가 높은 가정요리 정보에 더 관심을 보이는 추세"라고 말한다. 인터넷 요리사이트 '델리쿡'(www.delicook.com)에서 지난해 5만4,000여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결혼전 꼭 배우고 싶은 요리'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의 가정요리가 75.2%로 압도적으로 나타났다.이 같은 현상은 출판계에도 두드러진다. 장안의 소문난 한정식집의 찌개, 찜 등의 요리법을 실은 '365일 맛있는 밥상'(중앙 M&B), 기본 요리부터 단계별로 배우는 '행복한 요리나라 20'(웅진닷컴) 등이 잇따라 나오는 한편, 기본반찬과 찌개 등을 담은 '식탁에 늘 오르는 우리 음식'(2001년 출간, 웅진닷컴)은 5만부가 넘게 팔렸다.
웅진닷컴 선유정 무크 팀장은 "가정요리를 다룬 책들이 파티음식이나 손님초대 요리책보다 5배 가량 판매량이 많다. 앞으로도 소문난 반찬집의 비결 등 실생활과 밀접한 책을 낼 것"이라고 말한다.
■가정요리, 어떻게 하면 잘 할까
푸드채널 '요리의 기초'를 강의했던 요리연구가 이동순씨도 "예전에는 초보나 듣던 기초요리 강좌를 요즘은 나이가 지긋한 주부들도 많이 듣는다. 요리를 하면 할수록 '기초'의 위력을 실감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 밥상 요리도 기초를 튼튼히 하면 보다 맛있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김치가 맛있으면 찌개도 맛있게 마련'이라고 쉽게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13만부가 넘게 팔린 요리계의 베스트셀러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을 쓴 장선용씨는 "제대로 간을 맞추는 것이야말로 비결"이라고 말한다.
여기에는 두루 통하는 '손맛 공식'이 있다. 국물에는 물이 세 컵이라면 소금 반 작은술, 국간장 한 작은술에 볶은소금 한 작은술을 넣는다. 된장을 넣고 찌개를 할 경우에는 국물 한 컵에 된장 한 큰술 정도가 알맞다.
자주 먹는 반찬인 멸치조림의 경우 멸치가 한 컵이면 간장은 한 큰술, 설탕은 멸치의 간간한 맛을 가리기 위해 한 큰술 반 정도로 더 넣는다. 여기에 청주, 조미료를 각각 반큰술씩 넣으면 딱이다. 장씨는 "음식은 '간'이 아닌 '정성'이라고들 하는데, 따지고 보면 같은 얘기다. 배율 없이 간장 설탕 모두 몰아 넣는 것은 결국 정성이 안 들어간 요리"라고 말한다.
이동순씨는 "조리법이 조금만 섬세해져도 음식이 훨씬 맛있다"고 한다. 된장찌개는 익는 순서에 따라 재료를 넣는 것이 중요하다. 야채와 두부를 넣고 끓이는 경우, 끓는 된장물에 양파, 애호박에 마늘, 풋고추까지 순서대로 넣고 끓인 후 두부를 넣어야 딱딱해지지 않는다. 보통 돼지고기와 김치를 같이 넣고 끓이는 김치찌개도 돼지고기를 양념해 볶다가 김치, 김치국물을 순서대로 넣으면 더욱 진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달걀찜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서는 되도록 중탕을 하면 좋지만 여의치 않다면 약한 불을 유지해야 한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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