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5일 서울 여의도의 한 교회. 예배를 보러온 교인들이 교회 입구에 줄지어 서서 한명씩 소형 단말기에 신용카드를 긋고 있다. 헌금을 카드로 결제하는 광경이다. 삼성카드 가맹점인 이 교회의 월평균 신용카드 '헌금 결제액'은 지난해 말 현재 4,000만원 수준. "신도들이 번거롭게 현찰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연말 세금 공제 대상인 기부금 납부 현황을 훨씬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어 좋다"는 게 교회 관계자의 설명이다.교회 헌금이나 사찰 시주, 심지어 커피자판기 요금이나 불법 주차 견인료까지…. 카드업계의 가맹점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용카드의 사용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바야흐로 '신용카드 만능시대'가 열리고 있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경우 전국적으로 개신 교회 30여 곳과 불교 사찰 50여 곳을 가맹점으로 확보, 헌금이나 시주(施主)를 신도들이 카드로 결제하도록 하고 있다. 사찰 시주만 해도 지난해 50여개 가맹 사찰에서 이뤄진 결제액이 무려 25억원에 달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20∼30대 젊은 신도들의 반응이 워낙 좋아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려는 종교기관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또 서울시 시설관리공단과 가맹점 계약을 체결, 불법 주정차 견인료에 대한 카드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최근에는 건설업체를 가맹점으로 등록해 신규 분양 아파트계약금도 카드로 결제토록 하고 있다.
종전까지 '사각지대'나 다름없던 소액결제 분야에도 카드의 진출이 활발하다.
LG카드는 최근 자동판매기에 신용카드를 대면 음료수나 커피를 뽑아 먹을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올해부터는 신문사의 구독료도 카드로 내게 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또 전국 동물병원과 애견센터 100여 곳을 가맹점으로 확보, 애완동물 치료비나 미용비를 카드로 결제토록 하고 있다.
/변형섭기자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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